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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순옥
  • 승인 2009.09.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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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인터넷일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id다. id(identification number)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사용자(등록자)를 식별하기 위한 식별기호다. 인터넷 사용시 id를 쓰면 실명은 뒤로 물러나 모습을 감춘다. 식별기호는 있으나 실체 없는 투명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귀고스의 반지’라는 전설이 있다. 귀고스는 양치기로 어느 날 신비한 반지를 발견하게 된다. 반지를 손에 끼고 돌리면 자신의 몸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반지의 능력을 알게 된 그는 왕궁에 몰래 들어가 왕비와 정을 통한 후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다는 이야기이다. 투명 인간이 되면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지 않게 됨을 말하고 있다. 투명 인간이 되게 만들어주는 반지는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정의로움을 버리게 하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날뛰는 말이 되게 만든다.

귀고스 반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id이다. id 뒤에 숨어있는 악플은 디오니소스 축제와 같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 대한 축제와 제전들은 ‘디오니소스 축제(dionusia)’ 혹은 디오니소스의 로마 이름인 ‘바쿠스’를 따서 ‘바쿠스 축제(bacchanalia)’라 한다.

감정의 기질을 설명할 때 자유분방하여 즐거움을 주는 경험주의자 디오니스형, 의무를 전달하는 전통주의자 에피메테우스형, 과학을 가르치며 완벽을 추구하는 합리주의자 프르메테우스형, 영혼으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이상주의자 아폴로형 등으로 나눈다.

니체는 술의 신, 신비한 예언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감정과 직관, 관능과 무제한으로 예술 표현을 설명했다. 아폴론의 합리성 세계는 실명의 세계이며, id가 펼쳐가는 악플의 세계는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나타나는 대취나 난교 파티와 같은 비이성적인 행위이다.

대문자 id가 식별기호로 쓰인다면 소문자 이드id는 프로이드가 정의한 자아(自我)·초자아(superego, 超自我)와 함께 정신을 구성하는 요소로 한 영역을 뜻한다. 이드는 정신분석 용어로 본능적 에너지, 리비도(libido) 저장고이며 쾌락을 추구하고 불쾌함을 피하는 쾌락원리(快樂原理)만을 따른다. 여기서는 도덕도 선악(善惡)도 없으며 논리적인 사고도 작용하지 않는다. 시간관념도 없고 무의식적이다. 프로이드는 이드를 독일어로 에스(es)라고 하였다. es는 영어의 it에 해당하는 말인데, 이것을 영역(英譯)할 때 자아를 에고(ego)라고 라틴어로 번역하였으므로 it에 해당하는 라틴어 이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id뒤에서 악플의 id를 작동시켜 디오니소스 축제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이드(id)의 무의식은 그 무엇으로도 느낄 수 없고 인식할 수 없는 깊은 곳에 있는 욕망의 폭력성으로, 쾌락원리로 원초적 욕망의 본능을 발산시키는 힘이다. id위에는 자아와 초자아의 층위가 존재한다. 자아는 가장 안정적인 나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층위로 이 층위가 두꺼울수록 이드의 욕망을 잠재울 수 있다. 또한 자아위에 존재하는 초자아는 윤리, 도덕, 규범인 이성의 영역이다. 욕망에 의한 본능이 뛰쳐나오지 않도록 하는 자아와 이성의 초자아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자신을 만드는 이성적인 사람을 말한다. 이성의 영역을 작동시켜 생산적인 인터넷문화가 뿌리내린다면 세계최고 네트워크사회인 우리사회는 역동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 조순옥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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