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스타, 마릴린 먼로③
섹시스타, 마릴린 먼로③
  • 신금자
  • 승인 2009.08.3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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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금자[수필가· 본지 편집위원]     © 독서신문
케네디 家 형제와 먼로의 악연

1962년 8월 5일 미명, 로스앤젤레스 근교 저택 침대에서 먼로는 벌거벗은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36세 그녀의 공식적인 사인은 약물과다복용이었다. 그런데 만인의 연인을 떠나 한때 ‘대통령의 연인’이었던 사실 때문인가. 그녀의 자살을 그 누구도 쉬 인정하려들지 않았다.

이에 자살 혹은 타살의 미스터리를 풀고자 백방으로 추적 조사를 벌여왔던 la 타임즈 연예부 기자 피터 브라운과 전직 언론인 팻 바햄은 『마릴린-그 마지막 장면』이란 저서를 통해 먼로는 피살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녀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한 총 지휘자는 케네디의 매제 피터 로포드이며 그리고 완전은폐를 위해 바빴던 사람이 로버트 케네디라는 것이다.

분명히 먼로는 미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와 깊은 관계였고 그의 친동생인 법무장관 로버트 케네디와도 ‘뜨거운 사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따라서 그들의 치부를 은폐하려는 부도덕한 정치세력의 개입이 어떤 식으로든 있었다는 결론이다. 당시 여러 정황들은 퍼즐, 혹은 수수께끼마냥 얽혀들기만 하지만 무모하게 외줄타기를 하였던, 그래서 슬픔과 억울함과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그녀다.

1954년 젊은 존 f.케네디는 상원의원이었다. 그가 대중의 우상이었던 먼로를 처음으로 가까이서 보게 된 것은 연예계에 줄이 닿아있던 매제 집에서였다. 육감적인 여배우 먼로에게 첫눈에 사로잡힌 케네디는 1961년 12월부터 1962년 5월까지 그녀와 본격적인 밀회를 즐겼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된 존은 먼로와의 관계가 부담스러웠는지 집무실 직통전화번호를 바꿔버렸으며 당시 법무장관이던 동생 로버트 케네디에게 이 문제를 의논하고 맡겼다. 이에 모종의 조치를 위해 로버트는 먼로를 직접 방문한다. 그러나 로버트마저 먼로의 매력에 무릎을 꿇었고 그녀 또한 로버트에게 더 깊이 빠져들었다.

1962년 6월 초부터 먼로가 사망하기 전까지 2달여 계속된 달콤한 밀애는 9월에 있을 동생 에드워드 케네디의 상원의원진출선거 때문에 깨지게 된다. 이미 먼로는 그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잠시 머물렀던 것 같다. 어쨌거나 먼로는 격분했다. 형 존과 똑같이 로버트도 갑자기 연락을 끊었기에 심한 배신감에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급기야 먼로는 이 사실을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고 주변에다 떠벌리고 말았다.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운명의 날 하루 전인 8월 4일 오후, 느닷없이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들이닥쳐 아무런 설명없이 먼로의 전화통화기록을 모조리 압수해갔다. 이어 로버트도 잠깐 먼로의 집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날 밤 10시경 저택 관리인이 먼로의 시체를 발견했다. 곧 주치의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la 서부경찰서에 신고 된 시각은 다음날 새벽 4시 25분이다. 이웃들도 4일 밤 10시 이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먼로의 집에는 주행등을 끈 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고 증언했다. 따라서 이들이 밤사이에 먼로와 케네디 家를 연결시킬 수 있는 모든 서류를 가져가거나 소각한 것으로 추정한다.  곧 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없어 지금껏 먼로의 죽음은 미궁 속의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말이다.  
 
 
사라지지 않은 불꽃

삶에 있어서 누가 더 인간적인가? 그녀가 비극적 죽음으로 끌려간 원인은 무엇인가? 과잉의 정열과 감정을 좀 제어할 수는 없었을까. 즉흥적인 그녀 스스로도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그녀의 성공은 부러움을 살만 하지만 그 과정이나 결과에 행복이 없었던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때마침 ‘서울국제충무로영화제’에서 <마릴린 먼로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그녀의 전성기였던 1950년대 대표작 6편을 상영한다고 한다. 한 곳에서 2, 30대 초반 그녀의 눈부신 모습과 열정을 영상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아울러 조선일보미술관에서도 10월 4일까지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유혹展>이 열린다. 화려했지만 그만큼 더 불행했던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그녀는 궁극적으로 천진스런 순수 방종의 여인으로 살다갔다.  
 
소나기가 한소끔 지나간 오후, 그녀를 기억하게 해주는 영화 '7년만의 외출'을 기어이 감상했다. 역시 난데없는 통풍구 바람에 하늘하늘한 그녀의 치맛자락이 하늘로 치솟으려다 내려앉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그래도 그녀이기에 아름다웠다. 두 손으로 장난스레 치맛자락을 살짝 누르며 아이처럼 해맑게 웃던, 그래서 감각적인 섹시한 포즈는 분명 그녀만이 가진 낭만이며 특권인 듯 싶었다. 지금도 팝콘 같이 하얀 그녀의 웃음소리 귓가에서 떠나질 않고 있다.
                                                                                / 신금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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