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30년, 새롭게 교육자의 길로
문단 30년, 새롭게 교육자의 길로
  • 독서신문
  • 승인 2009.06.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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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정웅 대림대 총장, 지난 19일 대림대 6대 총장에 취임
 
경포 호수의 짙은 속살에
마음을 빼앗긴 채 살아온
오랜 세월
 
그러나 한 걸음도 다가서지 못하고
늘 제자리에 붙들려 있는
붙박이 사랑
 
잡힐 듯 가까운 거리지만
그곳에 비친 제 모습도 볼 수 없는
안타까움에
 
속이 뒤틀려
아흔아홉 굽이가 되었는가?
 
빗길 눈길일 때는
상심의 소식을 전하기도 하지만
굽이굽이 마주치는 사연들을
안으로만 품어 온
대관령의 사랑법

-「대관령 연가」 전문
 
 

▲ 지난 19일 대림대 총장에 취임한 갈정웅 시인     ©독서신문

 지난해 문단에 나선 지 30년을 맞이한데 이어 (본명 제갈정웅) 시인. 그는 시를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일을 주제로 하여 아주 쉽게 쓰면서도 언어를 정교하게 골라 쓴다는 평을 듣는다.

 강원도 강릉 쪽에서 출생하여 성장한 그가 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같은 강원출신의 고 흰돌 원영동 시인의 영향 때문이다. 원영동 시인은 중학교 1학년이던 1958년, 그가 다니던 중학교 국어선생이었다. 원 시인의 영향으로 그의 수업을 받으면서 문학에 입문하고 시인이 된 것이다.

 햇수로 따지면 벌써 50년이 넘게 글쓰기를 시작했고 1978년 ‘詩文學’에 문덕수 선생의 추천으로 등단한지 벌서 30년이 넘은 것이다.
 
무질서한 삶의 모습을 통찰하는 작품세계
 시인은 시어의 선택에 무척 신중하다. 뿐만 아니라 그가 겪는 현대적인 양상에 대하여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즉, 우리들의 삶과 현대가 안고 있는 과학적 현실에서 생기는 괴리, 그리고 철학의 빈곤에서 오는 무질서한 삶의 모습을 부조리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깊은 통찰이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성기조 시인은 갈 시인의 「쿠웨이트 타워에서」와 「地下鐵 工事」를 예로 든다. 전자가 돈을 벌기 위해 쿠웨이트까지 가서 노동하는 한국 사람들의 내면적 성찰에 의하여 조용하게 그려 낸 것이라면 후자는 힘차게 움직이고 바람처럼 몰아닥치는 고통을 참아내며 일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는 것이다.
 
인간 삶의 현실을 소재로 한 사실적 표현
 그의 작품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시는 화려한 미사어구나 낭만적 수사를 동원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그의 시의 기조는 인간의 삶에 대한 현실적인 조명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상이 어지러우면 산림에 숨어 살기를 즐겼다. 세상에 나가 활동하고 임금 곁에서 크고 작은 일을 보는 것을 잡다한 속인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산림에 숨어 세상이 평정되기를 바라며 사는 것을 고기 잡는 어부로 비유하면서 자신을 어부라 생각하고 어부를 주제로 쓴 글이 많았다.

▲     © 독서신문

 다분히 현실도피 적이고 목가적일 수밖에 없는 이런 어부가는 그가 추구하는 이상향이 아닌듯하다. 그의 어부가는 다분히 현실적이고 이른바 지식인들의 이러한 현실도피적인 글들에 대해 반기는 아래의 어부사(漁父詞)에서 잘 나타난다.
 
이 時代의 가장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리는
싱싱한 單語
우리의 g.n.p
 
시장기를 느끼는 아침이면
모두들 잘 짜여진 그물을 챙겨 들고
日沒의 바다로 돛을 올린다.
 
물때를 기다리며
時代의 波高를 나무라며
열심히 투망질하는 하루
 
生活의 그물에 걸려드는 건
바람과 욕심의 거품들
선량한 팔뚝마다 억센 힘줄이 선다.
 

귀갓길에 우리는 어획고를 셈해 보고
먼 里程
그 너머 끝없는 꿈을 낚기 위해
다시 내일의 출어를 준비하며
자잘한 시간의 그물코를 손본다.

- 「漁父詞」전문
 
 
이 어부사(漁父詞)에서처럼 그의 시는 현대인의 삶을 어부에 투영해서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     © 독서신문
경영인과 시인, 그리고 교육자의 길
 갈 시인의 이력은 특이하다.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 일리노이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은 그는 대림산업·서울증권 상무, 대림정보통신(주)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한 경영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1978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문인의 길을 걷고 있다. 그 바쁜 와중에서도 지금까지 18번이나 저서를 펴냈다.

 특히 젊은 시절, 한때에는 사진에 심취, 공모전에 입상한 경력도 지니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경영인’과 ‘문인’의 길을 걸었던 그는 이제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학교법인 대림대학 이사장에 이어 동 대학을 이끄는 총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이다.

 "내 여행을 다니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시로 쓸 것"라는 그의 다짐과 경영인보다 문인으로 후세에 기억되기를 바라는 그의 바램은 당분간 미루어질 듯하다. 한 대학의 총장으로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 때문이다.

 하나의 분야에서 성공의 지렛대를 올리기란 싶지 않다. 그럼에도 한곳도 아닌 무려 3곳에서 이러한 성공의 지렛대를 올린다는 것은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일임이 분명하다. 노을빛에 붉게 물든 캠퍼스가 그의 인생 삼장의 새로운 서막을 알리고 있다.

 
제갈정웅
필명 : 갈정웅
경기고, 서울대 상대 졸
미 일리노이 대학원 경영학 석사
중부대학교 명예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 경영학 박사
대림정보통신(주) 대표이사 부회장
한국지식경영학회 회장
한국 m&a협회 회장
(재)학교법인 대림대학 총장(현)
월간 한맥문학 주간(현)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 pen club 회원
시집 『대관령 연가』
수필집 『하늘에 띄운』『m&a의 모든 것 』등 17권
제2회 흰돌원영동문학상 대상 수상
신시 100주년 기념 한국현대시문학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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