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권하는 한권의 책
꽃 소식이 한창이다. 만개한 꽃이 허무러지기 전에 꽃을 만나러 가야할 것처럼 마음이 마냥 바빠진다. 이렇게 봄날은 꽃소식과 함께 온다.우리는 꽃을 보러 떠났다 온 풍성한 마음으로 녹음에 발을 들인다. 방학과 휴가가 겹쳐오면 물놀이를 꼭 가야 마땅한 듯한 의무감마저 들었다. 가을이면 단풍구경, 칼바람엔 눈꽃이 또 우리를 부른다.
난 이런 여행길이 행여 빛 좋은 개살구처럼 몸만 피곤에 절어 돌아오는 의미 없는 놀이로만 여겨질까 봐, 어딜 다녀왔다는 안도감으로 끝날까 봐 훈수를 둘 때가 있다.
“교과서를 받으면 우리 아이들이 올해 가보면 좋을 곳을 뽑아 미리 정리해 두셨다가 가족 여행이나 친척 행사에 오가실 때 들릴 수 있는 곳은 꼭 찾아보세요. 수업하다 보면 자신이 가본 곳을 공부하는 아이들은 눈동자부터 다릅니다.”
수긍을 하는 부모님들은 방학이 끝나면 한 학기 동안, 일 년 동안 다녀온 곳을 잘 정리하여 선택학습 과제로 제출하게 도와주셔서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주문을 하면서도 전업주부가 아니면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서로 정보공유를 유도하던 차에 우리의 수고로움을 덜어줄 입맛에 딱 맞는 책을 찾았다.
시인, 여행작가이며 국어교사이신 백남천 선생님이 내신 『대한민국 베스트 여행지』다. 초등학교 교사인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긴 하지만 우리의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해주리라 믿는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쥐어짜내는 머리만 있는 배움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교육을 받기 바란다.
이 책을 추천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무작정 가는 것보다 무엇을 접하고 어떻게 보아야하는지도 살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 이영숙 수원 태장초 교사ㆍ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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