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자의 독서와 경제]도박과 독서, 어느 것의 효용이 더 클까?
[황기자의 독서와 경제]도박과 독서, 어느 것의 효용이 더 클까?
  • 독서신문
  • 승인 2009.03.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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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킴 데 포사다의 『마시멜로 이야기』를 보면 한 기업의 사장인 조나단이 자신의 운전기사 찰리에게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찰리, 내가 당신에게 돈을 준다면 자네는 한번에 1,000달러를 받을 텐가 아니면 오늘은 1달러, 내일은 2달러, 그 다음날은 4달러…. 이런 식으로 30일을 받을 건가?”
찰리는 서슴없이 전자를 택한다. 이것은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많은 사람들은 대개 일확천금을 꿈꾼다. 간절한 기대와 함께 로또를 구매하고 자신의 손에 거금이 쥐어질 그날을 염원한다. 

오래전 세인트피터스버그(현재의 성 페테르스부르크)의 어떤 도박장에서 도박을 개설했는데 동전을 던져서 n번째 처음 앞면이 나오면 게임이 종료되고 2의 상금이 지급됐다. 참가비는 10,000루블.

도박의 기대치를 계산해 보면 처음에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로 기대치는 1/22=1이 되고, 처음에 뒷면이 나오고 두 번째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1/2)=(1/2)로 기대치는 (1/2)*2=1이 된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기대치란 ‘기대소득’을 의미하며 ‘불확실한 상황에서 예상되는 금액의 크기’를 말한다.) 

수학적으로 보면 이 도박을 통해 얻는 기대치는 무한대가 되지만 여기에 참가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수학적인 기대치로만 본다면 굉장히 유리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거의 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상황을 ‘세인트 피터스버그의 역설’이라고 한다. 

이것은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의 크기는 사람들의 의사결정기준이 아님을 의미하며 결국 불확실성하에서의 의사결정은 ‘상금의 기대치’에 의해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효용의 기대치’에 의존함을 보여준다.

즉 사람들이 로또를 구매하는 것은 당첨금을 노리고 산다기보다 당첨에 대한 꿈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로또, 혹은 도박은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기 보다는 ‘헛된 꿈을 꾸었음’을 일깨워주고 마무리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책 구매의 효용은 어떨까. 로또가 하루에 1000달러를 받는 경우에 속한다면 독서는 하루 1달러, 그 다음날 2달러, 또 그 다음날 4달러씩 받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즉 매일의 독서는 그 사람의 독서력을 꾸준히 증가시켜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첫날보다 2으로 증가하며 이것은 결국 그 사람의 꿈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켜 결국은 누구보다 풍성한 미래를 꿈꾸게 하고, 결국은 그 미래를 소유할 수 있는 확률도 높여준다. 

사실 하루에 1달러, 2달러, 4달러씩 받는 것이 얼마 안 될 것 같지만 한 달이 지나면 5억 달러 이상을 소유할 수 있다.  

도박이 일순간 거금을 주는 듯해도, 알고 보면 실패라는 경우의 수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독서는 한 달 후, 1년 후, 5년 후가 되면 숫자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지식의 부’를 가져다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실질적인 ‘물질의 부’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도박을 하는 사람 중에는 성공을 꿈꾸는 이가 많고, 책 읽는 사람 중에는 성공한 이가 많다.  

성공을 하고 싶다면, 여유 있는 삶을 원한다면, 오늘부터 로또를 살 돈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은 어떨까. 

<황정은 기자> chlo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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