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들의 손에 매보다 무서운
돈이 들리고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 때
커창을 든 코끼리 조련사들은
아기 코끼리 등에 올라타서
“싫다”고 고개 흔들며 소리소리 지르는
아기코끼리 정수리를 연신 찔러
보랏빛 피로 물들이고
우리 아이들의 내면 깊은 강에도
“엄마 싫어”하는 소리
자줏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쇠사슬 자국이 남은 발로
코끼리가 공을 잘 차서 관광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을 때
우리 아이들은 학원 선생님이 그린 그림과
똑같이 그려 금상을 받아와서
어머니의 칭찬을 받았습니다
■ 박 정 남
경북 구미 출생
197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숯검정이 여자>, <길은 붉고 따뜻하다> 외 다수
대구시인협회상 및 금복문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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