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죽음이 새삼스럽지 않은,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가 된 시대에 각자의 가치와 기준으로 선택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자는 전에 없던 커다란 시공간의 변화를 시도하며 황폐해진 미래의 모습을 담아냈다. ‘나로부터도, 다른 사람의 삶으로부터도 시작된 것이 아닌 서사 그 자체가 중심인 이야기’라는 저자의 말처럼, 소설은 상상을 자극하고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나는, 그리고 우리의 삶은 어떤 이유로 계속되어야만 하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을 갈구하게 만든다. 책을 읽을 때만큼은 ‘보편적’인 삶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만의 삶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 앤서
문경민 지음 | 김영사 펴냄 | 308쪽 |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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