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한 명을 기르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 속담으로 알려진 이 문장처럼, 학생 한 명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중앙인 충청북도는 지역 차원에서 개개인의 성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충북교육청은 지방자치단체들과 소통하며 ‘온마을 배움터’를 운영하고, 최근에는 도내 다섯 개 지구가 교육발전특구 공모 사업에 선정되며 적극적으로 지역 차원에서 학생들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는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등 우리 시대가 목도한 문제들과, 비수도권 학생들이 겪는 교육 및 문화 격차라는 오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나아가 충북 교육청은 이번 하반기부터 학생들의 독서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몸 활성화’ 프로젝트로 학생들의 신체 건강을 위해 노력한 윤건영 충북 교육감은 올해 독서 교육을 통한 ‘마음 근육’ 만들기에도 나섰다. “다양한 몸 활동으로 몸 근육을 키우고, 독서활동으로 마음 근육을 강화한 학생들이 기초소양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건강한 몸과 마음, 그리고 제한받지 않는 성장을 위해 달리고 있는 충북의 교육이야기를 들었다.
Q. 교육감으로 취임한 지 만 2년이 되었는데, ‘24. 공약이행 평가에서도 최우수 등급’ 평가를 받으셨죠. 취임 후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요?
먼저, 약속을 잘 지켰습니다. 공약은 곧 도민과의 약속이니까요. 지난 2년은 무엇보다 학생 성장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한 틈새 시간 몸 활동 활성화는 올해 2년 차에 들어서며, 도내 전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죠. 나아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1인 1 인생 책 구입비와 모든 학교에 독서교육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하고, 독서교육을 통한 마음근육 강화로 학생들의 기초소양도 튼튼히 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초소양을 바탕으로 기초·기본 학력을 기르게 되는데, 올해는 기초학력 진단검사 후 모든 학습지원대상 학생을 위해 1:1 개별 맞춤형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다채움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의 주도적인 학습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Q. 그 외에도 다양한 성과가 있었지만, 특히 독서교육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이번 하반기부터 ‘언제나 책봄’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학생들의 ‘마음 근육’에 힘쓴다고요.
올해부터 독서를 하는 시간과 공간을 확장해, 언제 어디서나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언제나 책봄’ 독서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책봄’은 인생의 길잡이가 돼 줄 ‘내 인생 책 세 권- 인생책, 선물책, 같이(가치)책’ 등을 만나도록 지원하는 충북교육청의 독서교육 브랜드예요. 학생들이 삶의 방향을 찾고 싶을 때 펼쳐볼 수 있는 ‘내 인생 책 세 권’을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Q. 학생들이 책과 가까워지려면 다양한 장치와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할 텐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모든 학생들에게 ‘나만의 인문고전 인생책’ 1권을 보급했어요. 또 ‘인품학교’과 ‘인품학급’을 통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깊이 있는 독서교육을 지원했습니다. 전자책 환경도 마련했죠. 모든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채움책방 전자책’을 지원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는데, 누적 이용 도서 수는 약 20만 권으로 현재 다채움 내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어요. 외에도 ‘선물책 이어달기기’, ‘아이사랑 책기부’ 등 ‘선물책’ 사업과 ‘비경쟁 독서토론’, ‘독서동아리’ 등 ‘같이(가치)책’ 사업으로 소통과 협력을 배우고, 생각을 확장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Q. 지난 7월, 학생들이 작가가 되는 과정을 지원하는 책 출판 프로그램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40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응모했다고요. 또 어떤 일들이 예정됐는지 궁금해요.
‘언제나 책봄’은 하반기 더 본격적으로 운영돼요. 먼저 '학생 작가 도서 출판 및 출판기념회’, ‘지역 독서 축제’, ‘비경쟁 독서토론 한마당’, ‘독서사례 공유회’ 등 독서교육 활동 결과 공유하고, 나아가 지역사회 협력 강화를 통해 독서문화를 확산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마음속에 인생책을 간직하며 책 읽는 즐거움을 통해 행복한 삶의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언제나 책봄’ 독서교육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겁니다.
Q. 최근 충북을 비롯해 다양한 시도 교육청에서 독서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게 인상적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가속화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교육은 많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과몰입으로 인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에 대한 혼돈, 집중력과 문해력 저하 등으로, 글을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몰라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했어요. 이를 예방하고, 지식을 넘어 삶의 지혜를 지닌 인재를 키우기 위해 깊이 있는 독서활동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죠. 독서 활동은 문해력과 사고력뿐 아니라 도덕적 상상력과 마음 근육을 키워 바른 인성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입니다.
Q.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성장하려면 ‘환경’도 정말 중요하죠. 충북교육청은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온마을 배움터’를 조성했다고요.
'충북 하늘 아래 모든 곳이 아이들의 배움터'라는 목표 아래,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온마을 배움터'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육청, 지자체,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지방 소멸을 극복하고 온마을 배움터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죠. 작년에는 충북 도내 유·초·중·고 14개 학교를 지역 공감학교로 지정해 학교와 지역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했어요. 또한, 11개 시군과의 정책 간담회를 통해 행정 경계를 뛰어넘는 지역 간 상호 개방으로 배움터를 확장하려고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시군과 교육 자원을 공유하고 교육 발전 특구와 연계해 배움터를 확대함으로써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주의 '청주쏙 4구4색', 진천의 '지역연계 오케스트라', 영동의 '감고을 배움터'와 같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더 많은 학생들이 지역 경계를 넘나들며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교육청과 지자체 간의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Q. 충북교육청은 지역 정주 여건 개선사업인 교육발전특구 공모 사업에도 선정돼, 3년간 최소 15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지금 충북지역은 지자체, 교육청, 대학, 향토 기업, 지역 공공기관 등이 협력하여 지역교육 혁신과 지역인재 양성, 정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을 추진 중입니다. 특구 지정 후, 충북 6개 시군에서 지역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선정 지역에는 신성장산업 맞춤형 지역인재 양성, 전 세대 디지털 인재 양성(진천-음성)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관리지역에는 에듀케어 허브 조성(제천), 옥천은 건강·생태 교육특화벨트 운영을, 괴산은 괴산형 ALL인원 마을돌봄체계 구축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지역교육 혁신을 기대합니다. 나머지 시군에서도 2차 공모 신청을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교육발전특구 협약식을 시작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거예요.
Q. ‘지역 특화 인재 양성 사업’도 학생들을 위한 지역 차원의 노력으로 읽힙니다.
충북 학생들이 자신의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지자체와 함께 ‘지역 특화 인재 양성 사업’을 작년부터 추진해오고 있어요. 지자체와 소통하고, AI, 문화예술, 영상미디어, 우주천문지질 등 각 시·군별 지역 특화 분야를 선정해 지난해 4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지역별 인프라를 활용한 국내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올해는 국내 교육 내용과 연계한 국외 체험 프로젝트를 추진, 개별 학생의 관심 진로 분야에 대한 심화 교육을 운영하고자 해요.
가장 먼저 해외 프로그램을 시작한 충주의 경우, ‘K-국악’을 주제로 국내에서 1년간 국악기를 배운 학생들이 체코, 오스트리아를 방문하여 현지에서 연주회 및 버스킹 활동을 하고, 비엔나 음대 워크숍에 참여했습니다. 충주를 시작으로 시군별 참여 학생들은 미국, 영국, 독일 등 8개국에 방문해 국내 프로그램에서 1년간 쌓은 실력을 발휘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겁니다. 올해도 2기 학생을 선발해 국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고요. 또한, 지역별로 1기와 2기 학생 간 교류의 장도 만들려고 해요. ‘지역 특화 인재 양성 사업’이 일회성이 아닌 지역 특색 사업으로 안착되도록 사업성과를 분석하고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야겠죠.
Q.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관련 정책은 무엇입니까?
모든 학생 대상으로 무상급식, 무상교복비, 현장체험학습비, 유치원 유아학비 지원 등 보편적 복지를 지속적으로 확대 중입니다. 주요 성과로는 무상급식비 지원 단가를 전국 도 단위 최고 수준으로 인상해 우수한 식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한 신체 성장을 돕고 있어요. 예컨대, 식품비 지원 평균 단가는 초등학교 3,301원, 중학교 4,020원, 고등학교 4,268원이죠. 또, 현장체험학습비를 대상 학년 전체 학생에게 지원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의 연장선에서 교외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있어요.
Q. 복합적 어려움을 가진 학생을 위한 맞춤형 통합지원 시스템은 제대로 구축되어 있는지요?
복합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에게 개인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학생 맞춤형 통합지원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입니다. 이 시스템은 취약계층, 교육 결손, 학교 부적응, 학교폭력·성폭력, 다문화, 특수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요. 2027년 도내 전체 학교 시행을 목표로, 현재 9개의 선도학교와 4개의 시범교육지원청을 운영 중입니다. 앞으로도 학생 중심의 맞춤형 교육복지 통합지원을 통해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모든 학생들의 조화로운 성장을 지원하겠습니다.
Q. 끝으로 취임 2주년의 소회와 함께, 충북 학생들과 교육 주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년 전, 충청북도교육감으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교육감으로서의 엄중한 책무를 항상 마음에 새기며, 공교육 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해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요 정책의 추진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충북교육의 넓은 품에서 꿈을 키우고 배움의 힘을 길러 한 명 한 명 빛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공감동행 교육'을 펼쳐왔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학교는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학습을 주도할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속도는 더딜지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지난 2년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더 탄탄한 지속가능한 충북교육을 만들어가겠습니다.
[독서신문 유청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