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일상을 풀어내는 개인적 독서
[발행인 칼럼] 일상을 풀어내는 개인적 독서
  • 방재홍
  • 승인 2024.08.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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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우리는 식사를 하거나 대화할 시간에 개인적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곤 한다. 그리고 이때 책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주 드물게 오고 간다. 독서는 무릇 일상화되기에는 어렵다. 독서의 일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나 자연스럽게 대화로 흘러가기에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요즘 무슨 책 읽고 있어요?”, “베스트셀러가 뭐예요?”, “좋은 책, 인생 책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이런 대화쯤 한번 나오기가 어려우니 책을 읽는 사람도, 책을 읽고 싶은 사람도 함부로 이야기를 꺼내기가 두려운지 모른다. 그렇다면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과 함께하는 사람은 특별하고도 희귀한 존재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독서는 특정된 장소에서 특정 사람만이 하는 특정 행위가 아니다. 책은 우리 일상에서 사유와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도구이며, 지금 우리가 이루어놓은 모든 지식과 기술이 빛나게 된 데에는 누군가의 책이 있는 일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월간독서 8월호의 표지를 장식한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은 독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서를 통해 ‘인간다움’.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며 “세상을 읽는 행위인 독서는 인간만의 능력이라 일컫는 여유와 사색,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시간이 켜켜이 쌓이다 보면 타인과 소통하는 힘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도성훈 교육감의 말처럼 독서가 일상 안에 자리 잡을 때,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는 보다 더 넓어진다. 그리고 때론 개인적 독서가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한 사람의 독서가 여러 사람으로 퍼져갈 때 독서는 사회화가 된다. 그리고 사회화의 독서는 개인과 개인의 책 읽기를 함께 공유하고 평가하며 더 나은 황금알을 낳았다. 함께하는 독서는 새로운 시너지를 열고, 혼자 읽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을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사유의 세계를 깨우기 위해선 먼저 개인적 독서가 일상화되어야 한다. 그다음은 사회적 독서가 완성되도록 개인과 개인, 사회와 개인이 서로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이 완성되면 독서문화는 저절로 뿌리내릴 것이다. 아주 먼 작은 마을의 도서관이나 책방에서도 작은 등불의 씨앗은 피어오르는 법이다.

독서는 문화다. 가장 이상적이고 버릴 수 없는 문화는 독서일 가능성이 크다. 그 시작점이 개인적 독서일지라도, 혹은 소수 인원만이 모일지라도 함께 읽어 나가려는 집념이 모여 이제까지의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

인천교육의 사회문화 운동 ‘읽걷쓰’도 마찬가지다. 독서가 일상에 뿌리내리는 순간 삶의 질적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려면 사회 곳곳에 만연돼 있는 형식의 독서에서 벗어나 누구나 참여하는 독서하는 자세,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의 끌림이 필요하다. 독서는 혼자 하는 행위임에도 사회적, 경제적 현상과 맞물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처럼, 개인의 독서가 일상화될 때 독서는 사회화되고 나아가 한 나라의 문화가 된다. 그러니 독서라는 행위를 가치 있게 바라보는 것,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 무엇보다 키워가야 할 자세다.

“독서는 나를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자극이다. 자극만 받고 이를 표출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자극에 무뎌진다. 이는 독서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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