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정식 등재되지는 않았으나 분명 존재하는 감정들이 있다. 그것에 이름 붙이는 순간, 우리는 그 느낌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며 충만감을 느낀다. 『슬픔에 이름 붙이기』는 바로 그런 감정들을 보편의 언어로 승화한 사전이다. 예컨대, '나도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엑스트라겠구나'라는 깨달음을 뜻하는 '산더', 한때 북적였으나 지금은 고요해진 곳의 분위기를 가리키는 '케놉시아' 등이 그것이다. 책과 같은 제목의 개인 블로그에서 시작해, 비욘세 등 유명인들로부터 찬사 받으면서 알려져 12년 만에 책으로 나오게 됐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 '마음의 혼란'이 '언어의 질서로 꿰매'어지는 '충만감'을 표현할 신조어가 필요해질지도.
■ 슬픔에 이름 붙이기
존 케닉 지음 | 황유원 옮김 | 윌북 펴냄 | 312쪽 | 1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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