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13세기의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평을 받는 독일 장편소설로, 독일의 2대 서사시로 꼽히며 중세 궁정 기사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중세 기사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영웅적인 기사와 귀부인의 아름답고 고귀한 사랑 얘기는 아니다. 그리스도교 문화에서 금기시되던 비윤리적인 소재, 즉 금지된 사랑인 불륜과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의 강력함을 다룬다. 저자는 작품 곳곳에 작가의 사랑론·문학론·정신분석학적 주석 등을 가미해 ‘육체의 본성’과 ‘도덕으로서의 명예’에 대한 성찰로 승화시켰다. 이러한 저자의 글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현대 유럽 문화의 원형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 트리스탄
고트프리트 폰 슈트라스부르크 지음 | 차윤석 옮김 | 문학과지성사 펴냄 | 488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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