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질문’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질문’합니다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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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습관적으로 정답을 찾곤 한다. 정답이 있는 세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늘 수많은 시험을 치르며 ‘명확한 세상’을 경험했다. 그렇게 맞는 답을 찾아가며 나아간 끝에 정답이 없는 삶과 맞닥뜨리자 우리의 작은 세계는 금이 가고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책 『질문하는 세계』는 일상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한 답’이 아니라 ‘정확한 질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문제로부터 출발해 우물에 갇힌 개구리의 작은 시선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며 점차 사회에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보통과 다양성, 혐오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나와 당신, 사회로 관점을 확장해가는 질문들을.

아무도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인스타그램식의 매끈한 선물 상장 같은 삶만 좇으며,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중세로 회귀해서 마녀사냥을 정의로 여기고 누구도 나서서 이 광증을 말리지도 않는다. 사회의 절반이 서로를 혐오하고 혐오를 위해서 연대한다. 다양성을 말살하고 소수를 조롱한다. 특별함을 타인에 관한 우월함으로 치부하고 평범함을 멸시한다. 아무도 반성하지 않고 아무도 용서하지 않는다.

살아가는 수많은 순간 속 우리는 자신만의 프레임을 씌우고 정답을 찾으려고 한 적은 없었을까. 혹은 주변 사람들을 내가 정해놓은 범주 안에서만 바라보고 평가한 적은 없었을까. 인터넷의 영향으로 모두의 삶이 쉽게 공론화되는 지금, 우리는 습관적으로 타인의 삶에 관해 답을 내리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자유롭게 꾸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답이 없는 문제에는 굳이 답을 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내가 보는 눈앞의 현실과 타인의 시선으로 보는 현실은 보는 사람의 관점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판단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불균형의 물결을 거슬러 끝없이 균형을 찾는다. 운동으로 애써 무너진 균형을 찾으려고 애쓰듯 다른 모든 불균형에서도 균형을 찾으려고 부단히 애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균형은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

인간은 불균형의 가능성을 안고 태어나 살아가면서 점차 불균형을 발현해나간다. 그리고 그 불균형을 다시 균형으로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균형은 많다. 골반의 균형, 식단의 균형, 감정의 균형 등 삶이 엉망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의 균형, 기회의 균형, 지역 발전의 균형 등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불안정이 증가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왜 우리는 균형이 깨진 삶과 사회를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할까. 저자는 “우리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불균형 속에 있다”고 말한다.

애초에 자연의 본질 또한 거대한 불균형이다. 에너지는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로 바뀌는데, 우리의 몸이 노화하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그렇다. 그래서 불균형한 상태에서도 조화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에너지를 얻고 방출하는,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며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작게 나눈 정의는 도달 불가능한 이상이 아니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이 된다. 어제는 혐오를 반성하고, 오늘은 타인의 마음 아픈 사정을 이해하고, 내일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매일 한 가지씩,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간다. 보통 사람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세상은 언제나 보통 사람들 손에 달려 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그런 날, 반복되는 오늘의 일상 속에 가라앉아 가는 나를 다독여 주는 것은 의외로 언제나 또 다른 날의 일상이다. 특별해야 하고, 특출나야 하고, 튀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주는 요즘, 저자는 잔잔하지만 정확한 본질을 꿰뚫어 준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보통의 일상들이 모이고 모이면 평범한 것도 꽤 괜찮아 보인다고, 어쩌면 그런 것들이 모여 ‘특별’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일까. “평범함을 받아들이면 자유를 얻는다”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다 보면, 일상을 위해 애쓰는 나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부제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라고 지은 이유다.

[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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