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동물을 가득 싣고 가던 표범 아가씨의 버스를 쏜살같이 지나쳐 버린 자동차 한 대가 나타난다. 그러자 평화롭던 동물 마을에는 온갖 자동차로 가득해진다. 길이 막히자 앞질러 가기 위해 다툼이 끊이질 않고, 나무는 베어지고, 매연으로 숨이 막힌다. 표범 아가씨는 자동차 사이를 자전거로 지나간다. 점점 많아지는 자전거들. 다시 매연은 사라진다. 그림책 『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는 명백한 우화적 비유를 사용했다. 기술과 환경의 줄다리기 안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태도에 관한 메시지도 단순명료하다. 하지만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미덕은 생생한 질감과 자유분방한 저자의 드로잉을 감상하느라 페이지마다 오래 머물게 된다는 점이다.
■ 표범 아가씨의 굉장한 버스
나탈리야 샬로시빌리 지음 | 김선영 옮김 | 보림 펴냄 | 56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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