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의 ‘꺾이지 않는 마음’, 그 비결은 ‘결심’
손웅정의 ‘꺾이지 않는 마음’, 그 비결은 ‘결심’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2.28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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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복귀하기 위해 출국하며 아버지인 손웅정씨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복귀하기 위해 출국하며 아버지인 손웅정씨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번 겨울,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2022 월드컵을 상징하는 캐치프레이즈다. 태극전사들이 끝까지 투지를 불태우는 모습이 왜 그리도 감동적이었을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꺾이지 않는 마음’보다 ‘쉽게 꺾이는 마음’이 더 친숙하다. 금연, 금주, 미라클 모닝… 새해를 맞아 세운 무수한 결심들은 모래로 쌓은 성처럼 금세 무너지고 만다. 언제부턴가 소소한 목표를 세워 하루하루 지켜나가며 그 자체로 성취감을 얻자는 취지의 챌린지 문화가 유행하고 있지만, 그 유행에 편승했다가 얼마 못 가 포기 선언을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습관을 바꾸는 여정을 지속할 강력한 동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결심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목표’와 ‘결심’, 두 단어를 거의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다. 그러나 습관 전문가 그레첼 루빈의 정의에 따르면, “목표는 도달하는 것이고 결심은 지키는 것”이다. 목표는 결과가 나오면 그걸로 끝이지만, 결심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 크고 작은 목표가 들어서고 성취와 실패가 반복될지언정, 계속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면 결심이 꺾였다고 할 수 없다.

어떤 결심은 삶 전체의 방향을 결정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한 인물들은 본인만의 ‘꺾이지 않는 결심’을 중심축이자 원동력 삼아 스스로를 갈고 닦아 온 경우가 많다. 월드컵 이후 다시 한번 주목받으며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의 손웅정 감독이 좋은 예다. 프로 축구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이른 은퇴를 하며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그는 과거에 갇히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선택했다.

그 시작점은 아이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겠다는 결심이었다. 프로 선수 출신이라는 자존심 대신 일용직과 막노동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렸고, 선수로서 경험한 오류를 아들에게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정석 육성 루트를 벗어난 프로그램 연구에 말 그대로 인생을 바쳤다. 그렇게 아들 손흥민을 세계가 인정하는 축구선수로 키워 냈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고 한결같다. 누구보다 아들의 성공을 기뻐하면서도,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는 아들의 말에 “너의 성공은 온전히 너의 것”이라 답한다. 애초에 ‘세계 최고’ 같은 단편적인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온 게 아니기에, 그의 결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방향이 없는 삶은 불안하고, 그래서 불행해진다. 『인생의 목표를 생각할 때 읽는 책』(유페이퍼)에서는 “인생의 목표를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거창하게 세우지 않아도 된다. 자랑하기 위해서 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위해서 인생의 목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물질적인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대중적인 목표 설정 방식은 모두 기업이 설정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목표 설정 방식은 인생의 목표를 정하는 데,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생 전반에 걸친 ‘목표’란 ‘결심’에 가깝다.

일상 속 고난과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갖고 싶다면, 새해에는 나만의 ‘인생 결심’부터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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