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직장, 관계, 인생… 한자에서 길을 찾다
[책 속 명문장] 직장, 관계, 인생… 한자에서 길을 찾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12.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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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愛(사랑 애)는 사랑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다. 이 愛(사랑 애) 앞에 ‘날마다'라는 뜻을 가진 日(날 일)이 오면 어떤 뜻이 될까? 날마다 사랑을 하니, 더 깊은 사랑을 하게 된다는 뜻으로 바뀔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 희미하다는 뜻을 가진 曖(희미할 애)라는 한자가 된다. 다소 엉뚱한 뜻으로 변한 것처럼 보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우리는 공기가 없으면 단 1초도 숨쉬기 힘들고, 한 모금의 물이 없으면 하루를 버티기 힘들다. 그럼에도 공기와 물에 대한 고마움은 희미한 채로 살아간다. 공기와 물이 너무 당연해져 버린 탓이다. 옆의 사랑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5쪽>

세상에는 다양한 리더가 있다. 長처럼 연공서열에 따라 자연스럽게 리더가 되는 경우도 있고, 將처럼 뛰어난 실력과 카리스마로 리더가 되는 경우도 있다. 君처럼 정확한 방향 제시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도 있다. 오늘날 사회가 더욱 요구하는 리더는 어떤 유형일까? 작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를 長이라 하고, 규모가 큰 군대를 이끌 리더를 將이라 하며, 한 나라를 이끌 리더를 君이라 하는 것을 보면, 각 영역별로 힌트가 있지 않을까 싶다. <15쪽>

직장 생활을 잘하기 위해 중요한 것들이 많지만, 그중 하나는 단연코 소통 능력이다. 진심으로 사랑해도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처럼, 직장에서도 자기 실력을 소통이라는 그릇에 잘 담지 못하면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 소통이 중요한 게 어디 직장에서뿐일까. 모든 관계에서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疏’와 ‘通’은 두 글자 모두 막힘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疏는 ‘疋’(발 소)와 ‘㐬’(깃발 류)가 나란히 있는 한자인데, 㐬(깃발 류)는 아이가 물에서 떠내려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아이가 떠내려가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두 발 벗고 나서서 구하려 하지 않을까. 이런 거리낌 없는 태도에서 소통이 나온다. 通은 ‘辶’ (쉬엄쉬엄 갈 착)과 ‘甬’(길 용)이 결합한 모습인데, 甬은 고리가 있는 종이라는 해석도 있고, 대롱이라는 해석도 있다. 종이든, 대롱이든 공통점은 중간이 텅 비어 있다는 점이다. 너와 나 사이에 있는 모든 편견을 버리고 상대방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진다. <30쪽>

‘堇’(진흙 근)을 ‘力’(힘)으로 열심히 쟁기질하는 모습의 한자 勤처럼 더 부지런해야 한다. 쟁기질이 설혹 삽질처럼 보이고, 나중에 정말 삽질이었던 것으로 판명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움직여야 한다. 무엇보다 실행이 중요한 곳이 스타트업이다. 이 판단이 맞을까 틀릴까 고민만 하고 있기에는 시간과 리소스가 절대 부족하다. 경쟁사보다 먼저 깃발을 꽂는 것이 중요하기에 일단 뛰고 보아야 한다. 우물쭈물하다 타이밍을 놓치는 것보다, 일단 해보고 아니면 재빨리 다른 선택을 하는 편이 더 낫다. <71쪽>

[정리=전진호 기자]

『어른의 한자력』
신동욱 지음 | 포르체 펴냄 | 308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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