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그 문장이 책 전체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전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아남은 고전 속의 한 문장에 담긴 의미를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독서신문과 필로어스가 고전 속 한 문장을 통해 여러분들의 인식의 지평을 넓고, 풍성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 편집자 주 |
탁월함이란 무엇일까요?
플라톤 대화편 <메논>의 주인공인 소크라테스와 메논은 탁월함의 진짜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 문답을 주고받습니다. 탁월함에 대한 메논의 모든 의견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소크라테스! 메논은 그런 그에게 탁월함에 대해서 묻지만, 소크라테스는 “나도 탁월함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의 이런 대화는 분명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하죠.
이때 메논은 소크라테스에게 ‘전기가오리'라고 말하죠. 자신은 감전되어 있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감전시키고 다닌다고요.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메논을 타이릅니다. 자신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정확히 알뿐, 남들이 모르는 것을 정말 아는 사람은 아니라고요.
탁월함은 가르쳐질 수 있냐는 메논의 질문에 소크라테스는 정확한 답변을 피하며, 그것이 어쩌면 신적인 것일 수도 있겠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그가 답변을 피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인간의 영혼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죠. 바로 ‘상기론'입니다.
인간의 영혼은 윤회를 거듭하면서 모든 경험과 배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잊고서 살아갈 뿐이죠. 이런 상기론에 따르면, 어쩌면 탁월함은 가르쳐진다기보다는 떠올리는 것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리고 수련해서 성장시킨다기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발현시키는 것에 가깝죠.
고전독서모임 멤버들은 상기론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요. 과연 영혼이 기억하는 것은 모두 ‘참'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혼은 정말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인지, 마지막으로 영혼이 경험한 것들 중에서 우리가 상기할 수 있는 것과 상기할 수 없는 것이 구별되어 있지는 않은지 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탁월함을 포함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사실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상기하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라면, 배움의 진짜 모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그리고 배움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소크라테스가 메논과 치열하게 문답을 주고받던 그 모습이 교육의 진짜 모습은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