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마존, 구글 이을 미국 주식 투자처는?
애플, 아마존, 구글 이을 미국 주식 투자처는?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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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식 시장을 선도해 온 5대 빅테크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을 덮친 지금, 이 기업들은 나란히 약세장에 진입했다. 역대 최고 1분기 실적을 기록한 애플도 예외는 없었다. 넷플릭스와 메타(구 페이스북)는 OTT와 소셜미디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며 업계에서 지배적 지위를 잃어 가는 상황까지 더해져 큰 타격을 입었다.

벤처투자가(VC) 김기영은 “디지털 세상의 시계는 무척 빠르게 움직인다.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어느새 시가총액 Top 10(집필 당시 기준)에 진입했고, 국내에서는 카카오‧네이버 같은 벤처기업이 LG‧포스코 같은 전통적인 대기업보다 더 높은 기업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5년, 10년 후 글로벌 경제에 유의미한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은 어떤 곳일지 우리는 깊이 있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믿었던 ‘FAANG’ 대신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김기영의 책 『나는 그랩과 우버에 투자했다』(탈잉)는 이런 고민에 답하는 책이다. 책에서는 ‘슈퍼모빌리티 앱’이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 갈 트렌드 중 하나로 부상하리라고 내다본다. 과거 인류는 이동 수단에 대해서만 고민했지만, 이제는 이동 수단에 접근하는 방법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생태계가 발전하면서 소유를 기반으로 하던 기존의 소비 모델은 공유경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공유경제 모델에서는 기업이 개인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개인 간의 연결로 서비스가 이루어지며, 기업은 주로 이를 주선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맡는다. 그랩과 우버는 각각 동남아와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다. 그랩의 경우 동남아시아 주요 8개국에서 8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테슬라와 같은 완성차 업체들도 공유 모빌리티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테슬라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승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테슬라 차량을 배차하고, 배차된 차량을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는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저자는 “그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뜻”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시장의) 주도권은 (그랩과 우버 같은) 플랫폼들이 가져갈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이들이 이미 확보한 이용자와 데이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랩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2억건을 돌파했고, 우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억명 수준이다.

특히 그랩은 ‘그랩파이낸셜’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핀테크 시장의 루키로 떠올랐다. 저자는 “그랩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하루 종일 사용하는 슈퍼 앱’”이라며, 사람들이 몇 시에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물건을 구매하고, 어디에 머무는지까지 추적 가능한 그랩이 데이터 기반 맞춤형 은행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리라고 예측한다.

그랩은 현재 송금, 결제, 보험, 대출, 자산운용 등 거의 모든 금융 영역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오토인베스트’라는 소액투자 서비스와 더불어 최근 글로벌 벤처투자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후불결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용카드 시스템이 워낙 편리한 우리나라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지만,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동남아에서는 유용하게 인식되는 서비스다.

금융 분야만 놓고 보면 그랩은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뱅크 같은 기업과 비교된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55조원인 데 비해 그랩은 지난해 기준 약 30조원으로, 한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의 차이를 감안해도 아직은 상당한 갭이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현실적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운 ‘로컬’ 플레이어”라고 평가한다.

워런 버핏과 같은 투자가들의 투자 공식은 단순하다. “매력적인 섹터의 1등 주식을 할인된 가격에 산다. 그리고 장기 보유한다.” ‘넥스트 팡(FAANG)’을 터뜨리고 싶다면, 장기적 안목으로 성장할 주식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벤처투자가가 선택한 기업들을 참고해 보면 어떨까.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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