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짱깨주의의 탄생』, 어떤 책?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짱깨주의의 탄생』, 어떤 책?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6.14 06: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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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여름휴가지에서 책을 읽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여름휴가지에서 책을 읽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책을 추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SNS를 통해 책 『짱깨주의의 탄생』을 추천했다. 올해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출간된 역사학자 김희교 광운대 교수의 저서다.

소문난 독서가인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많은 책을 추천했으며,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하거나 관련된 도서는 판매가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SNS를 통해 고향인 경남 양산 자택으로 돌아간 문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하며 “서재 정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셨다”고 밝혔다. 또한, 20일에는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오랫동안 읽지 않은 책도 버리기가 아까워서” 책 정리에 시간이 더 걸린다며 여전한 ‘책 사랑’을 내비쳤다.

퇴임 이후 처음으로 추천한 책인 『짱깨주의의 탄생』은 문 전 대통령의 표현에 따르면 “도발적인 제목에 매우 논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라며, “세상사를 언론의 눈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누구나 함부로 말하는 중국, 아무도 말하지 않는 중국’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오해와 편견으로 점철된 오늘날 한국의 중국 인식을 돌아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신문, 방송, 포털 사이트, 거리 등 어디서든 중국에 대한 분노와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만날 수 있다. ‘짱깨주의’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급속하게 자리 잡은 중국에 대한 배타적 민족주의 정서의 근간을 이루는 “신식민주의적 유사인종주의가 들어 있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를 뜻한다.

책에서는 한국 언론이 중국 이슈를 다룰 때 함부로, 또 입맛대로 보도하는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에는 산타가 오지 못한다’는 식의 보도를 들 수 있다. 무역 전쟁을 필두로 미중 충돌이 시작됐던 2018년, 한국의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크리스마스를 탄압한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30여 년간 중국을 경험해 온 전문가의 시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저자는 급하게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향했다. 한국에 알려진 내용과는 달리 중국 거리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는 물론, 다양한 크리스마스 기념 장식이 넘쳐나고 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한국 언론이 현장 취재 없이 서방 언론의 시각을 주로 대변하는 홍콩 일간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SCMP)를 인용보도하고 있었으며, 제대로 사실을 확인하거나 세심하게 맥락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없이 왜곡되고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보도도 여기에 포함된다. 저자는 중국이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지만, 이는 중국이 미개하거나 나빠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미국과 유럽이 제조업 공장 대부분을 중국으로 옮기고, 세계의 각종 쓰레기까지도 중국으로 수출해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 문제를 국가별 발생 총량으로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굴뚝 산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서구에 유리한 프레임이기도 하다.

책은 ‘친중 외교’라며 비판받기 일쑤였던 문재인 정부의 ‘균형 외교’에 대해서도 남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미중 충돌의 원인이 중국에 있지 않고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에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중국은 불완전한 강대국이지만 미국이라는 기존 제국의 대항 권력이기도 하다. ‘중국이 문제’라는 자유주의 프레임이나 ‘중국도 문제’라는 이상주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 땅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중국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문 전 대통령은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면서도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관점 속에서 자신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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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효 2022-06-17 10:46:44
저들때매 우리아이들한테 깨끗한 공기를 줄수없는것 자체만으로도 열받는다~

2022-06-15 23:08:58
한국은 중국인들이 너무 많은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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