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회사에서 ‘잠수’ 탄 이유
스티브 잡스가 회사에서 ‘잠수’ 탄 이유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4.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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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은 더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서 직원들을 과로로 몰아붙인다. 조직의 성장과 조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우리가 믿는 것처럼 서로 동떨어진 가치일까. 책 『멈추고 호흡하고 선택하라』를 쓴 나즈 베헤시티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애플의 창립자이자 CEO로서 혁신을 주도했던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난 지금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가다. 스티브 잡스의 비서로 일했던 나즈 베헤시티가 보기에 스티브 잡스의 성공 비결은 철저하게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추구한 ‘웰빙’에 있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개인의 행복과 건강이 업무에서의 성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틈날 때마다 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였던 조니 이브의 사무실로 찾아가 휴대폰을 꺼 두었다고 한다. 잡스는 조니 이브와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장난감’이라고 불리던 애플의 시제품들을 가지고 놀았다. 하는 일은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었지만, 일상적 업무의 테두리를 벗어나 마음껏 웃고 상상하고 창조성을 깨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에 따르면, 이런 놀이와 회복의 시간은 우리가 업무에서 최고의 능률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싶은 회사라면 조직 구성원들에게 잡스가 그랬듯 잠시 멈추는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물론 일반 직원들이 잡스처럼 회사에서 놀이 시간을 갖기는 힘들다. 나즈 베헤시티는 탄력 근무제를 실시하고 넉넉한 유급 휴가를 제공하라고 조언한다.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직원들은 일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퇴근 이후에는 업무와 단절된 시간을 갖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프랑스에서는 노동자들의 번아웃을 예방하기 위해 퇴근 후 보내는 업무 메일을 법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연구에 따르면, 휴식 시간을 확실히 보장해 주는 기업의 직원은 직업 만족도와 근속률이 더 높았다.

직장 내에 학습 문화를 만드는 것도 놀이와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창조성을 배가시킬 수 있다. 리더십 연구의 권위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에이미 에드먼슨은 “너무 바쁘거나 마감과 일정에 쫓겨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석적 사고 능력과 창의력이 저하된다. 배움을 독려하는 환경에서는 잠시 멈추어 생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애플과 함께 미국의 5대 IT 기업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각종 실험용 장비와 제조기기를 갖춘 ‘개러지’(The Garage) 공간을 개방해 직원들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은 개러지에서 자신의 관심사에 따른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이 공간에서는 구글, 애플 등 경쟁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앱을 개발하는 것도 허용된다. 개러지의 핵심은 직원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는 문화다. 직원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회사의 혁신으로 이어진다.

나즈 베헤시티는 기업에게 돈의 흐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직원들의 몰입이라고 말한다. 기업의 생산성은 직원들의 생산성 없이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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