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이 조선일보에 연재한 ‘최영미의 어떤 시’를 다듬어 엮었다. 소동파에서 사포, 허난설헌에서 셰익스피어까지 동서고금의 명시 50편이 고루 담긴 시선집이다. 최영미 시인은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작가다. 하지만 고은 시인의 과거 성추행을 고발하는 시 ‘괴물’을 발표한 이후 시집을 내 주는 출판사가 없어 1인 출판사를 설립해야 했다. 그런 시간을 지나와서일까. 그가 고른 시들은 하나같이 쓸쓸하지만, 그만큼 깨끗하고 우뚝하다. 허난설헌이 후회한 것 세 가지가 ‘조선에서 태어난 것, 여자로 태어난 것, 김성립과 혼인한 것’이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라고 평하는 시인 특유의 촌철살인 유머도 빛난다.
■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최영미 지음 | 최영미 엮음 | 이미출판사 펴냄 | 136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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