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일본인은 얼마나 다를까?
한국인과 일본인은 얼마나 다를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2.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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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설명할 때 가장 흔하게 쓰는 표현은 ‘먼 나라, 이웃 나라’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심리적으로 멀다. 역사적으로 부침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두 나라는 위안부와 독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진심어린 반성이 부재한 탓이다. 또한 2019년에 일본이 단행한 ‘무역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긴장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럼 문화적으로는 어떨까. 한국인과 일본인은 문화적으로 얼마나 다를까?

우선 게임 문화를 예로 들어보자. 책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의 저자 한민에 따르면, 한국인은 여럿이 어울리는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지만 상대적으로 일본인은 혼자서 하는 콘솔 게임을 좋아한다. 한국인은 타인과의 다채로운 상호작용에 열려 있고, 일본인은 한 사람의 플레이어와 게임기 간의 일대일 상호작용을 더 선호한다. 대인 관계를 불편해하고 정해진 규칙을 따르려는 일본인의 행위 양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민은 “한국인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는 ‘주체성 자기’가 우세하다. 주체성 자기가 강한 사람은 자신을 사회적 영향력을 미치는 중심적 존재(주체)로 보기 때문에, 타인을 이끌고 통제하고 가르치고 관리하려는 욕구가 크다”고 설명한다. 그러니까 한국인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욕구가 강한 반면 일본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존재로 본다. 그렇기에 선호하는 게임 유형에서도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위 논의를 이어가보자. 한국인의 대인 관계의 특징 중 하나는 ‘오지랖’이다. 한민은 “공부는 잘 되고? 원서 어디 넣었니? 결혼은 언제 할 거야? 명절 때마다 미혼 취준생들을 괴롭히는 친척들의 오지랖이 먼저 떠오른다”며 “그뿐만이 아니다. 누가 무슨 옷을 입는지, 누구랑 밥을 먹는지, 무슨 차를 타는지, 연봉은 얼만지, 애들 학원은 몇 개 보내는지 등등 인터넷에는 주변인들의 오지랖으로 괴로워하는 사례가 넘쳐 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일본인은 어떨까. 일본인은 기본적으로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꺼린다. 그 이유는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특유의 성향 탓이다. 한민은 “민폐, 즉 메이와쿠는 일본인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규범 중 하나로 ‘조용하고 깨끗하고 질서 잘 지키는 일본’이 작동하는 원리로 이해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구조된 한 할머니가 구조대원들에게 “민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공연 문화 역시 주목할 만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인은 ‘떼창’을, 일본인은 ‘감상’을 선호한다. 한민은 한국인이 떼창을 선호하는 이유를 ‘한국의 전통적 공연 문화’로 설명한다. 그는 “무대와 관객이 명확히 분리된 서양이나 일본의 연극과는 달리 한국의 전통극은 무대와 관객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배우가 관객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관객석으 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관객들은 그런 배우들과 말을 주고받으며 스스로 극의 일부가 된다”고 말한다. 반면에 일본인이 공연을 가는 이유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러 가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떼창을 하지 않는다.

한민은 “떼창은 단지 가수의 노래를 따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가수와 관객, 공연과 현실,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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