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집콕해도 책은 싫어”… ‘접근방법’에 답 있다 
코로나 시대 “집콕해도 책은 싫어”… ‘접근방법’에 답 있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10.2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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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유행으로 시민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운동이나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었는데, 독서의 경우는 어떨까. 결론만 보자면, 독서의 시간도 늘었다. 지난달 발표된 책과사회연구소의 ‘코로나19와 읽기 생활 변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48.8%가 코로나 이후 읽기 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 책과사회연구소는 ‘독서 격차의 심화’ 문제를 지적했다. 독서 습관이 있는 독자들은 꾸준히 책을 읽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들은 여전히 책을 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코로나19는 이러한 독서 격차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깊어진 독서 양극화 해소가 사회적 과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이 보고서에는 독서 선호도가 낮은 사람에게 ‘책을 읽고 감동한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라고 말한 비율이 32.1%였다. 반면 같은 질문에서는 독서 선호도가 높은 사람은 83.6%가 ‘그렇다’고 말했다. ‘인생책(가장 좋아하는 책)이 있다’는 비율도 각각 18.3%와 70.1%로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교육 격차가 삶의 수준 차이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에서 독서 격차의 심화는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정부는 2년마다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발표하고, 결과에 따른 독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상황은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 책과 친해지지 못한 사람들이 스스로 책을 접하면서 그 활동의 유익함과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과연 그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독서에 대한 느낌을 물으면 두 가지로 대답하기 쉽다. 애독자들은 책에서 ‘재미’를 느낀다. 이들은 누가 책을 읽으라고 권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 읽는다. 부족한 것은 시간과 여력일 뿐이다. 반면, 책 읽는 활동을 즐겨 하지 않았던 이들은 책에서 ‘부담’을 느낀다. 300쪽이 넘는 문자들을 읽는 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그 시간을 써서 다른 활동을 하는 게 오히려 더 경제적이고 현명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방법은 독서 초보자들이 느끼는 ‘부담’을 ‘재미’로 바꿔놓는 데 있을 듯하다. 『책을 싫어하는 당신에게』(도서출판 현정)의 저자 중 한명인 최성진씨는 과거 독서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독자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독서를 즐길 수 있게 된 건 주변의 도움이 컸다. 그는 애독가인 아내와 결혼하면서 책의 세계에 입문했다. 아내와 함께 책 관련 유튜브를 보면서 점차 재미를 느끼게 됐다. 비결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는 데 있었다. 

최근 책에 입문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해졌다. 유튜브에서는 이른바 ‘북튜버(Book과 Youtuber의 합성어)’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책 리뷰는 물론 독서 ‘팁’같은 것들도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민음사나 창비 등 대형 출판사들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전문가가 특정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려주는 등 알고 싶은 정보를 손쉽게 전달한다. 이들의 영상을 통해 책에 대한 배경지식을 얻은 후 책을 펼치면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독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공도서관에 가기 힘들다면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이용해보자. 요즘 공공도서관은 승차 대출·택배 대출·우편 대출 등의 비대면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승차 대출은 이용자가 차에 탑승한 채 도서관 직원에게 책을 전달받는 방식이다. 원하는 장소로 책을 전달 받는 택배나 우편 대출도 있다.

최성진씨는 <독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책의 중요성과 장점을 말하며 책을 읽으라고 하지만 또 그만큼 책이라면 기겁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책을 통해서 배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덜고 재미로 먼저 접근하면 책과 친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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