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엽의 북한이야기] 통신 연락선 복원·한미연합훈련 중단요구, 포전인옥(抛塼引玉)인가
[방호엽의 북한이야기] 통신 연락선 복원·한미연합훈련 중단요구, 포전인옥(抛塼引玉)인가
  • 방호엽 교수
  • 승인 2021.08.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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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엽 교수

북한이 최근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자고 남측에 요청하였다. 그러면서 “온 겨레는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어 김여정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유연한 대응”을 거론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연기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여당 내에서는 연기론이 확산하는 분위기이다. 야당 국민의힘은 연기불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여정 한마디에 남남갈등이 다시 재연된 셈이다.

내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여러 가지 압박이나 유화정책의 이중적인 포석을 두는 것은 협상 전술의 제1원칙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이러한 모습을 수도 없이 보여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 간에 맺은 합의서를 파기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며 대북전단금지법까지 만들게 하였다. 이는 한국 내 보수진영뿐 아니라 유엔과 미국 내 보수진영의 반발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약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남북통신연락선은 원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일방적으로 중단해 놓고 다시 복원하자는 말로, 이를 수단화시키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은 여러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한반도에서 전쟁을 예방하며 전쟁 대비역할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주변에는 강대국만 있다. 여기에 우리의 역사를 보면 반도국이라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50년이내에는 한 번씩 강대국의 침략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6.25전쟁 이후 70여 년이 지났지만, 주변국의 침략을 경험하지 않고 있다.

둘째, 훈련의 규모나 내용 면에서 연합적이며 합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지속적이며 연속성인 훈련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의 군대는 조직의 특성상 3년 이내에 보직변경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합훈련으로 운용체계에 숙달해야 어떠한 전쟁에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셋째, 미군은 장비 면이나 운용기술 면에서 한국군의 능력향상을 도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미군이 가지고 있는 장비는 전력 구조상 우리가 획득하였을 때, 이를 운용하는 능력을 최단 시간 내에 갖추게 해준다. 지금 우리의 국방력은 세계 6위이다. 이는 미국과 상호 방위조약을 맺고 장비도입과 훈련을 통해 이에 숙달한 부분이 반영된 결과이다. 전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 규모나 장비도 중요하지만, 이를 운용하는 숙달된 체계이다. 그리고 정신적인 필승의 전력함양이다. 이는 한미연합훈련을 정치적인 이유로 반대하거나 취소시키면 안 되는 이유이다.

손자병법의 제17계 포전인옥(抛塼引玉)은 작은 미끼로 큰 이득을 도모하는데 사용하는 계책이다. 우리 속담에는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 북한이 이번에 통신 연락선을 개통하여 은연중에 남북대화복원의 희망을 느끼게 해준 뒤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계책은 한국에 남남갈등을 만들어내 단합을 와해하고 결국은 한미동맹의 분열까지 유도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계책이다. 우리가 어리석은 가재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방호엽 통일연구원 프로젝트위원/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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