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단의 ‘당당한‘ 정신병 분투기,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리뷰] 리단의 ‘당당한‘ 정신병 분투기,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6.3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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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코로나 블루’ 등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누가 정신질환에 걸렸다고 하면 그 사실을 주변에 털어놓기 힘들다. 최근 출간된 『정신병의 나라에서 왔습니다』는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저자 리단의 ‘정신병 분투기’이다. 저자는 양극성장애를 앓고 있다. 양극성 장애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 ‘조증’과 우울해지는 ‘울증’ 등의 극단적인 심리가 번갈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저자는 ‘정신병’이라는 단어를 ‘마음의 병’으로 돌려 말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며 ‘정신병자’ 멸칭에 맞선다. 독자들이 정신병을 말 그대로 정신에 ‘병’이 있는 상태 자체로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저자는 “정신병자인 우리는 수많은 관념과 편견, 가까운 이로부터의 오해, 사회적 고정관념의 틀 안에서 살아가기를 요구받기 때문에, 그렇게 ‘착하게’만은 살아갈 수 없는 정신병자들을 위해 내용을 전개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책은 무엇보다 정신병을 앓고있는 이들의 지침서 역할을 한다. 그에 따르면 양극성 장애는 단순히 감정기복이 심한 증상으로 여겨지거나 예술가 등 창의적인 사람들의 특징으로 치부될 일이 아니다. 특히 조증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허황된 생각에 빠지고, 자기만의 세계로 침잠해 헤어나올 줄 모른다. 사고의 비약이 많으므로 대중과 소통하기가 힘들다. 저자는 조증 증세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병은 당사자의 신념과 믿음 체계, 사고방식 등을 공격하는 만큼 “주위 사람들이나 의사와 이야기해 결정을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경계선 인격장애’나 ‘조현병’에 대한 편견도 걷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이 충동적이어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의 고유한 언어 생활과 대화 패턴을 읽으면 이들과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력범죄가 벌어지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조현병과 연관지어서 설명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불편한 생각을 드러냈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 ‘자조모임’에 대한 편견도 거두어달라고 말한다. 외부에서 보기에 ‘정신병자들이 모인다’고 하면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른다’ ‘사고가 나면 어쩌냐’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인식은 선입견이다. 그에 따르면 자조모임은 오히려 월요일 아침 회의 시간과 흡사한 분위기이다. 사람들이 진지하게 둘러앉아 토론하며 다른 이의 고통에 대해 자기 일처럼 고민한다.

저자는 정신병 환자들이 얼마나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려고 노력했는지 정신병이 없는 이들이 생각해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조정하려고 애썼는지,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 등을 읽어낼 수 있기를 바라며, 그 독해가 현실의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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