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주의? 이제 개도 안 물고 갑니다
전문가주의? 이제 개도 안 물고 갑니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6.2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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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전문가주의(professionalism)는 전문직 종사자들의 실력과 권위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 실력과 권위가 부당하게 사용되는 것을 비판하는 용어로 쓰인다. 책 『전문가주의를 넘어』의 저자이자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이영희는 “전문가주의란 중요한 공적 의사결정을 전문가들에게만 맡겨야 한다는 믿음 체계”라고 설명한다. 이는 “모든 전문직은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음모”라는 조지 버나드 쇼의 주장과 맥이 닿아있다.

『전문가주의를 넘어』는 바로 이런 전문가주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주장하는 책이다. 효과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전문가들의 실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영희의 지적처럼 전문가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과 전문가주의로 경도되는 것은 아주 다른 이야기다. 나아가 공적 영역의 의사결정 과정에 오로지 전문가만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반민주적인 것’이라는 게 그의 주된 논점이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과학기술에 대한 부분이다. 과학기술은 그 어떤 분야보다 전문성이 강조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학기술에 관한 전문가의 실력과 권위 역시 도전받고 있다. 이영희는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 문제나 광우병 파동 혹은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과 같은 과학기술적 재난을 경험하면서 과학기술, 그리고 그 담당 주체로서의 과학기술 전문가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이들의 지적 권위에 대한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그는 ‘과학기술 시티즌십’을 강조한다. 시티즌십은 ‘퀼트 메시지’와 관련이 있다. 김일철 교수는 책 『복잡계PR』에서 “퀼트는(Quilt)는 우리말로 조각보쯤 된다. ‘채워 넣은 물건’이란 의미로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파라오의 조각’이라고 하는 망토에서 퀼트 기법이 발견됐다”며 “쓰다 남은 자투리 천 조각들이 아까워 이를 재활용하기 시작한 것이지만 완성품의 가치는 본래의 조각 모음을 훨씬 능가한다”고 설명한다. 집단 지성의 힘을 강조한 것이다.

과학기술 시티즌십 역시 기술관료적 재난관리 패러다임의 한계를 지적하고, 재난 대비 및 대응에서의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최근 시티즌십 개념은 공동체주의적이고 공화주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학자들에 의해 교정되고 있다. 이영희는 “시티즌십 개념은 이제 시민들의 권리만이 아니라 의무 및 책무, 덕성까지도 적극적으로 포괄하는 총체적 개념으로 발전되었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형성 과정에 더 시민적이고 민주적이며 생태 친화적인 가치들을 부여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민주적 거버넌스를 잘 구축하고, 그 속에서 시민들이 정당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 시티즌십”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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