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윗집에 코끼리가 산다면... 층간소음 해법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
[리뷰] 윗집에 코끼리가 산다면... 층간소음 해법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6.2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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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대한민국 절반 이상의 인구가 아파트에 산다. 그리고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거주자 85%가 층간소음 문제를 경험한다. 층간소음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다 이웃을 살해하는 경우도 일어난다. 감정이 격화되면 중재 역할을 하는 아파트 관리소장과 경비원도 폭력의 대상이 된다.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층간소음가해처벌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민원이 500여 건이나 있을까 싶다. 과연 층간소음 문제의 해결방법은 없는 걸까.

책 『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는 층간소음 갈등 발생 시 대화의 중심축을 ‘아랫집’에 두라고 권한다. 저자인 층간소음 전문가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윗집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진행하고 민원을 해결하려 하는 건 올바른 접근 방법이 아니다”며 “층간소음이 있고 없고는 윗집이 아니라 아랫집이 결정한다. 즉 해결의 키는 아랫집이 쥐고 있다”고 말한다.

다소 비현실적인 예를 들어보자. 윗집에 몸무게 좀 나가는 사람 10명이 산다. 덩치 큰 이들이 실내에서 이동할 때 뛰거나 발망치 소리를 낸다면? 땀을 많이 흘리는 선수들의 빨래 때문에 세탁기가 24시간 돌아간다면 아랫집은 어떤 기분일까. 아무리 둔감한 사람이라도 견디기 힘든 지경이 될 것이다.

물론 윗집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돌봄노동에 집안살림까지 떠안고 있는 주부의 입장에서 활동적인 아이를 제지할 방법은 많지 않다. 아랫집이 마냥 민감한 사람이라고 해서 계속 까치발을 들고 걸어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저자는 아랫집 편에서 윗집이 배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층간소음 해결의 출발점은 아랫집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이해하는 것”이라며 “윗집과 관리소장은 아랫집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층간소음 문제가 발생하면 하루빨리 아랫집이 윗집을 방문해 대화를 시도하라고 조언한다. 골든타임은 6개월이다. 이때를 놓치면 고통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인터폰을 사용하거나 보안요원을 만나는 방법도 추천한다.

또 정부가 시공사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층간소음을 하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리소장은 층간소음 전문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고 지속적인 층간소음 방송 안내와 홍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단독주택에서 살지 않는 한 층간소음에 완전한 해결은 없다. 저자는 층간소음을 피해 최상의 보안 시설을 갖춘 최신식 아파트와 테라스형 아파트에도 소음은 존재한다고 말한다. 윗집과 아랫집이 소통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분쟁 중인 어느 한 집이 이사해야 한다. 새로 온 집은 그 이전보다 더 극성스러울 수도 있다. 저자는 “상호 간의 비난을 멈추고, 소음의 범위와 한계를 정하고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며, 만족의 기대치를 낮추고,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윗집과 아랫집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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