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봉준호’ ‘포스트 윤여정’… 어떻게 키울 것인가
‘포스트 봉준호’ ‘포스트 윤여정’… 어떻게 키울 것인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6.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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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영화산업이 크게 위축됐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영업손실은 지난해 1,600억원, 올해 1분기는 400억원에 달했다. 장기간 불황으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은 영화 관람료를 인상했다. 영화 제작 및 촬영 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고,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면서 한국 영화 및 한국 배우에 대한 평가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한국 영화산업은 위기다.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영진)는 지난 10일 영화감독들을 초청해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 상황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영진 위원장을 비롯해 박찬욱, 윤재호, 이요섭, 이충현, 전고운 감독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영화 발전을 위한 재원 확보 필요성과 함께 신인감독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중급예산 영화의 제작기회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뉴K시네마 프로젝트’다. 뉴K시네마 프로젝트는 ‘포스트 봉준호’ 시대를 열기 위한 기획안이다. 김영진 위원장은 “관습적인 것과의 싸움”이라는 표현으로 뉴K시네마 프로젝트를 정의했다.

봉준호 감독 [사진=연합뉴스]

잠깐 과거로 돌아가보자.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사이 박찬욱·봉준호·이창동·홍상수 등 현재 한국영화계를 주도하고 있는 거장들이 대거 탄생했다. 이들은 주류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화법으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춘연, 심재명, 신철, 차승재 등 뛰어난 영화 제작자들이 적극적으로 신인감독 발굴에 힘썼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젊은 영화인들과 산업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시기였다.

하지만 차승재의 지적대로 현재 한국영화계엔 국가대표는 있으나 상비군은 없다. 봉준호 감독은 과거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요즘 젊은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첫 장편 연출작)와 같은 시나리오를 들고 나왔을 때, 과연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촬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해보면 확신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영화계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화인들과 산업 모두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봉 감독의 지적이다.

순제작비 30억원 내외의 영화는 블록버스터와 독립‧예술영화의 중간에 위치한 영화로 신인감독들의 등용문 역할을 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투자위험이 커 민간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뉴K시네마 프로젝트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영진위 관계자는 <독서신문>과의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10~13편 정도의 중급예산 영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계획이 현실화되면 실력 있는 신인감독들이 상업영화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는 뉴K시네마 프로젝트의 대략적인 취지와 의도를 알리면서 영화인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박찬욱 감독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토론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관객 200만 명 할 수 있어? 자신 있어?’라는 질문을 받다보면 있던 자신감도 없어지는데 뉴K시네마라는 시스템이 있으면 과감한 영화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관람 방식이 영화관에서 OTT로 넘어가고 있다. 뉴K시네마 프로젝트 역시 이 지점을 간과하고 진행될 수는 없다. 김태환 영화평론가는 “중급예산 영화가 신인감독들의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영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의 다양성 또한 중요하다”며 “뉴K시네마 프로젝트는 중급예산 영화뿐만 아니라 독립영화를 비롯한 다양성 영화가 새로운 플랫폼에 연착륙할 수 있는 확장과 보호의 프로젝트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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