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다 그래’란 말이 위험한 까닭은…
‘남자는 다 그래’란 말이 위험한 까닭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6.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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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성평등과 젠더 감수성에 관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하면서 달라진 시대에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특히 ‘n번방’ ‘10대 포주’ ‘디지털 성범죄’ 등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성교육’은 필수가 되었다.

일본 변호사이자 두 아들의 엄마인 오오타 게이코가 펴낸 『앞으로의 남자아이들에게』는 ‘남자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는 물론,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권장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게이코는 남자아이의 성적 편견이 부모로부터 시작된다고 꼬집는다. 그는 “딸보다 아들의 교육에 힘쓰겠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며 “육아를 하다 보면 종종 또래 부모로부터 성적 편견이 가득한 말을 듣는다”고 말한다. 그는 변호사로서 법률 상담을 할 때 상속 문제로 싸우는 형제자매를 자주 보는데, 유독 장남이 ‘난 장남이니까 특별하다’는 특권 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엄마의 이런 생각이 아들에게 특권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게이코는 이어 ‘남자아이들은 원래 다 그래’ ‘그냥 장난인데 뭐’ ‘좋아하니까 괴롭히는 거야’라는 세 가지 문장으로 남자아이 육아의 위험성을 설명한다. 여자아이가 정신적으로 성숙되어 있고, 남자아이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은 아이들에게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 어른들의 이러한 인식이 아이들의 인식의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남자아이들은 원래 다 그래’라는 말로 넘겨버리는 어른들의 반응이 남자아이 특유의 행동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저자는 ‘포괄적 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1990년대부터 사용된 개념으로 성(섹슈얼리티)을 섹스나 출산에 한정하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 등을 포함한 인간의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을 바탕으로 한 폭넓은 인권문제로서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09년에 유네스코에서 발표한 ‘국제 성교육 가이드’는 포괄적 성교육을 바탕으로 각 성장단계에서 필요한 교육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게이코는 “이 가이드의 가장 큰 목표는 성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아이들과 청년이 성적,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식과 기술, 가치관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 때문에 ‘대등하고 수평적 관계 만들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특히 성차별의 경우 일상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게이코는 “어른이 되기 전에 젠더나 성차별에 대해 배우지 않는 한, 차별의식을 극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서로의 남성성을 겨루지 말고, 남자답지 않은 사람을 무시하지 않으며, 여자를 한 인간으로서 평범하게 존중할 때 보다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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