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김형석 교수의 『백년의 독서』...“중2때 톨스토이를 만났어요”
[리뷰] 김형석 교수의 『백년의 독서』...“중2때 톨스토이를 만났어요”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6.1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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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독서법 백가쟁명 시대이다. ‘평소 읽었던 방식과는 다르게 책 읽는 방법을 전해 듣고 싶어서’ ‘책 읽는 노하우를 찾고 싶어서’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독서법 책을 찾는다. 정도(正道)는 있는 걸까.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최근 책 『백년의 독서』를 펴냈다.

김 교수는 1920년 평남 대동군에서 태어나 평양 숭실중학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황순원은 한 학년 선배, 윤동주는 동급생이었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잠시 초등학교 교사 일을 하다가 일본 조치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니체와 키르케고르는 자아 발전의 디딤돌이 됐다. 이후 연세대 철학 교수를 지내면서 1세대 철학자로서 평생 학문을 전파하며 후학을 길렀다.

그가 교과서 외의 책을 처음 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선배에게 부탁해 학교 서고에 방문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만났다. 저자는 “당시 일본이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던 터라,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쟁과 평화라고 생각하며 저 책을 한번 읽어 보자는 무모한 욕심을 냈다”고 고백했다. 학교 공부를 거의 중단했을 정도로 온종일 책을 읽었다. 처음부터 일본어로 된 러시아 고전을 읽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읽는 양이 늘어남에 따라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전쟁과 평화』는 훗날 그가 종교와 철학의 문제에 접근하는 데 주춧돌이 됐다.

조치대학에 입학하면서는 철학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그가 대학에 다닐 무렵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유럽에서 자신의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 히틀러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당대 일본에서도 화제였다. 자아를 주요 테마로 삼은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도 인기였다.

그는 유학 생활 중 일본 철학 교수들의 많은 책을 접하며 철학에서 파생되는 질문의 끈을 놓지 않았다. 책은 저자가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해 토인비와 헤겔까지 역사적인 독서를 시작한 맥락도, 흥미롭게 읽었던 마르크스와 공산주의에 모순과 실망감을 느낀 사실도 전한다.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그가 젊은 세대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그는 “역사책 독서는 가장 필수적인 독서 중 하나로, 건전한 역사의식을 일깨워 주는 역사책은 몇 권정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무게 있는 독서를 권한다. 독서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고전으로 해야 한다는 게 그가 내놓은 독서법이다. 인기 없던 책이 제목만 바꾸었더니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일화를 듣고 베스트셀러를 더는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 ‘양서(良書)라면 독자가 독자를 유도해야 한다’ ‘독서 수준이 낮거나 유행에 민감한 사회에서는 베스트셀러를 가려 읽어야 한다’ ‘고전이라고 인정되는 책들은 1세기쯤의 생명은 유지해야 한다’ 등 베스트셀러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는 온갖 미디어를 통해 어디서든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신문과 텔레비전은 살아가는 데 상식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내 영혼을 살찌게 하고 삶의 내용을 풍부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역시 독서는 인간적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의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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