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뜨는 콘텐츠에는 공식이 있다 『재미의 발견』
[리뷰] 뜨는 콘텐츠에는 공식이 있다 『재미의 발견』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4.13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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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많은 시청자를 TV 앞에 불러놓았던 MBC 예능 '무한도전', 코미디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극한 직업>,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했던 김은희,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들···. 한결같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던 ‘대박’ 콘텐츠들이다. 이들이 대중의 이목을 휘어잡았던 이유를 ‘뻔하지 않다’ ‘클리셰를 벗어났다’라고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렇다면 뜨는 콘텐츠의 인기 비결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책 『재미의 발견』(행복우물)은 콘텐츠의 성공 비결을 ‘특이(特異)’ ‘전의(轉意)’ ‘격변(激變)’이라는 세 개의 핵심 단어(이하 특·전·격)로 설명한다. 각각 콘텐츠의 차별적 요소, 생각이 바뀌거나 의미의 변화를 만드는 장치, 등장인물이 겪는 상황 혹은 상태가 격렬히 변함을 뜻한다. <독서신문> 기자 출신 김승일 작가가 연예인과 명사들을 인터뷰하고 여러 콘텐츠를 분석하면서 얻은 통찰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무엇보다 콘텐츠에서 재미를 만들어내는 핵심 원리인 특·전·격을 설명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재미는 웃음의 의미와 동일하지 않다. <극한 직업>이 많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지만, <기생충>이나 <친절한 금자씨> 같이 '웃기지 않은' 영화 역시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저자는 재미와 웃음의 연결고리를 해체하면서 재미의 요인을 당혹과 집중에까지 끌어놓는다. 하지만 모든 당혹이 재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는 당혹은 불쾌한 경험을 남긴다. 저자는 “재미난 비보는 없다”라고 말했던 강호동의 발언을 되새기며, “크리에이터로서 우리는 항상 늘, 반드시 타인의 고통에 예민해야 한다”고 전한다.

흔히 접할 수 있었던 영화, 드라마, 예능, 유튜브 콘텐츠 등 다양하고 익숙한 사례들의 등장과 그에 대한 색다른 시각의 분석은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 김은숙 작가의 이른바 ‘오글거리는’ 대사를 예로 들어보자. 듣는 순간 닭살이 돋는 오글거리는 대사는 드라마 대사에서 기피되는 표현인 경우가 많다. 자칫 드라마의 핍진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글거리는 대사는 특정 조건에서 사용하면 자연스럽고, 오히려 시청자를 당혹스럽게 하고 집중하게 할 수 있다. 저자는 “김 작가가 오글거림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데 도가 튼 사람”이라며 시청자들은 이를 듣고 키스신을 여러 번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에게 수 년 동안 사랑받은 '무한도전'이 종영을 택한 이유에 대한 분석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에 따르면 무한도전의 성공은 '평균 이하' 콘셉트의 멤버들을 통한 '장르' 파괴가 주효했다. 그러나 멤버들은 회차를 거듭하며 '평균 이상'이 됐고, 따라서 더 이상 무한도전의 장르적 변주가 발현되지 않게 됐다고 설명한다.

한국 광고학회 제24대 회장을 지낸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이 책에는 재미를 만들고 증폭하는 핵심 원리가 차고 넘친다”며 “읽다 보면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전의가 불타오르게 된다. 재미를 발견하는 재미가 시속 300km의 속도로 달려갈 것”이라고 평했다.

『재미의 발견』
김승일 지음 | 행복우물 펴냄 | 340쪽 |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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