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처럼 드넓은 설원에 늑대 한 마리가 어슬렁거린다. 보통 늑대는 겨울에 무리지어 살기 마련인데 어쩐지 이 늑대는 외로워보인다. 자기와 같이 홀로 남은 사슴을 노리다가 차가운 물에 풍덩 빠지기도 하는 등 번번이 사냥에 실패한다. 닷새째 밤. 달빛을 보고 친구들을 떠올린 늑대는 그들을 그리워하다 하울링을 하고는 온 힘을 다해 다시 사슴을 쫓는다. 드디어 사냥에 성공한 것일까? 사슴의 존재는 먼바다처럼 드넓고 고요하게 느껴진다. 거침없는 드로잉과 역동하는 표현력이 느껴지는 이미나 작가의 그림책이다.

■ 조용한 세계
이미나 지음 | 보림 펴냄 | 40쪽 |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