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쿨투라』가 선정한 2021 오늘의 시·소설·영화·평론 수상자
[리뷰] 『쿨투라』가 선정한 2021 오늘의 시·소설·영화·평론 수상자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1.02.04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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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의 2월호 주제는 ‘쿨투라 AWARDS’이다. 문화예술인 100명이 참여한 설문을 통해 시·소설·영화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했다.

먼저 ‘2021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에는 허연 시인의 「가연의 거리」가 선정됐다. 도시산책자의 시선으로 일상의 풍경을 말없이 관조하는 시들을 써온 시인과 기획위원 3인(유성호·홍용희·함돈균)의 좌담내용이 잡지에 담겼는데, 시인은 자신의 시에 관해 “「가여운 거리」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거리를 감정을 제거한 채 들여다보려는 노력으로 쓰였어요. 데실 해밋(Dashiell Hammett)이나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의 하드보일드 같은 느낌으로요. 시집에 실리지 않은 비교적 최근작이죠. 감정을 배제할 만큼의 거리를 두기 위해 한발짝 물러선, ‘넓어진 연민’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것은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제게 연민과 두려움은 실상 같은 것이에요”라고 밝혔다.

‘2021 오늘의 소설’ 수상작에는 은희경 소설가의 「장미의 이름은 장미」가 이름을 올렸다. 7년 전 뉴욕의 어학원에서 ‘수진’이 만났던 사람들, 그중에서도 흑인 청년 ‘마마두’와의 인연을 회상하는 해당 작품에 기획위원들은 호평을 전했다. 방민호 위원은 “장미를 그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달콤한 향기는 그대로라는 말 앞에 섰을 때, 왠지 이 마마두가 참으로 아름다운 청년일 것만 같다. 마마두는 흑인으로 불려도 그 안에 장미 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청년이고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평가했고, 허희 위원은 “은희경 작가가 쓴 거의 모든 작품은 비밀과 거짓말이라는 키워드로 살펴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라며 “그것이 이 소설에서는 깨지고 부러진 언어-외국어로 전달되면서 역설적인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 오늘의 영화’에서는 <남산의 부장들>이 최고작으로 선정됐다. 1970년 10월 26일 발생한 이른바 10·26 사태를 다룬 해당 작품을 두고 설문에 참여한 추천위원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황영미 위원은 “시대적 조건이 인간의 본질을 왜곡시키지만,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성에 포착한 점”을 높이 평가했고, 안숭범 위원은 “시대를 극화할 때 참고할 만한 미덕”이라고 추켜세웠다. 설규주 위원은 “계속해서 시도돼야 할 굴곡진 현대사에 대한 재해석”이라고 평했다.

이번 호에서는 두명의 신인 평론가가 배출됐다. 영화평론 부문의 송석주, 웹툰평론의 한유희가 그 주인공. 「퀴어하지 않지만 퀴어한 영화에 관하여」란 글을 통해 영화 속에서 동성애적 욕망을 해석해낸 송석주 신인 평론가의 글을 두고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송석주는 명시적으로 동성애를 표방하지 않은 상기 텍스트들을 숏의 배치와 대사의 이면을 이상하게(queer) 독해함으로써 동성애 텍스트로 자리매김했(다)”며 “이 같은 그의 독해방식이 비평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고 본 심사자는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영신의 웹툰 ‘아티스트’를 평론한 한유희 신인 평론가의 글(「찌질의 에술」)에 대해서는 “‘인간의 욕망과 속물성, 그리고 인정투쟁’이라는 인류의 오랜 고민이 삶과 예술의 관계성 안에서 잘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웹툰 비평가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사고 싶다”고 평가했다.

『쿨투라』
쿨투라 편집부 지음 | 작가 펴냄 | 144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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