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음을 읽는 ‘오르르’, 그 두 번째 이야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리뷰] 마음을 읽는 ‘오르르’, 그 두 번째 이야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1.29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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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흔히 ‘독심술’은 사람들이 원하는 초능력 중 하나로 꼽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마음을 읽고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기도, 타인의 예상치 못한 행동과 말로부터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말로 포장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마음을 직접 대면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오로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오로르는 미처 사람들이 입 밖에 내지 못했던 남은 마음과 두려움을 읽고 세상을 남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전작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가 친구들의 괴롭힘을 받다가 사라진, 언니의 친구 루시를 찾는 줄거리라면, 이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요로르』는 범죄혐의로 체포됐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델핀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학교라는 더 넓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가뿐히 이겨내며 살아가는 이야기도 담겼다.

오로르는 자신의 신비한 능력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 한다. 오로르에게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작에서도 드러났듯이 ‘힘든 세상’이라고 불리는 현실 세계와 ‘참깨 세상’이라고 불리는 상상 속 세계를 넘나들 수 있다. 방 안에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쉽게 참깨 세상에 들어간다. 참깨 세상의 친구 오브는 오로르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독특한 능력을 가진 오로르는 경찰관 부관으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더글러스 케네디의 신작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는 주인공이 자신의 독특한 능력과 비밀을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전작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오로르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불안을 어루만져준다. 가령 경찰에 구금돼 있는 델핀으로부터 ‘이상한 애’라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듣더라도 오히려 상대방을 위로하는 자상한 모습을 보인다. 저자는 어쩌면 이번 작에서 다름을 긍정하고 세상의 시선에 굴하지 않는 오로르의 태도를 더욱 강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다름’을 숨기고 타인의 친구가 되기도 한다. 오로르는 자신의 독특함을 맘껏 드러내는 아이다. 그 독특함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자신이 읽더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오로르의 세상 사는 법은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지 못하는 시선에 맞설 용기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조안 스파르 옮김 | 밝은세상 펴냄 | 312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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