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민호는 받아쓰기 빵점을 맞았다. 시험지에도 비가 내리고 하늘에서도 소나기가 내린다. 오빠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생 민지는 해맑다. 물웅덩이에서 물장구도 치고 개구리와 지렁이를 보며 즐거워한다. 여기서 비밀 하나. 동생이 오빠의 심난한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다. 오히려 땅만 보고 걸어가는 오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개미 행렬을 가리키기도 하고, 오빠의 우산을 가져가 활짝 펼쳐 보이기도 한다. 비에 젖은 우산을 햇볕에 말리라는 말은 오빠의 젖은 마음을 말리라는 말이기도 하다. 오빠의 동생의 흐뭇한 동행이 책 속에 담겼다.

■ 소나기가 내렸어
윤정미 글·그림 | 시공주니어 펴냄│52쪽│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