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보호는 결국 인간을 살리는 일이다
‘동물권’ 보호는 결국 인간을 살리는 일이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1.12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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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동물권(animal rights)이란 문자 그대로 ‘동물의 권리’를 말한다.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를 뜻하는 인권(human rights)과 마찬가지로, 동물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가 바로 동물권이다. 동물권은 철학자 피터 싱어에 의해 주창된 개념인데, 그는 1973년에 출간한 책 『동물 해방』에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인간 이외의 동물도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라고 말하며 동물권 논의에 씨앗을 뿌렸다.

오늘날 동물권 이슈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 『동물을 위한 윤리학』(사월의책)의 저자 최훈은 “동물에게 도덕적 지위를 부여하는 시도는 도덕 공동체의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라고 말했고, 논문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통해 본 한국 동물법의 과제와 전망」의 저자 이준용은 “인권 담론의 확장성은 동물의 권리를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두 저자의 주장은 결국 ‘동물을 살리는 일이 인간을 살리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고, 이에 따라 동물의 권리를 곧 ‘나의 권리’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물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고 동물의 입장에서 충분한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동물권 담론이 널리 퍼지고 있다. 길고양이와 사육곰, 실험실의 토끼에 이어 소외된 사람들까지 ‘품어 안는 대상’을 확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동물권 에세이 『살리는 일』(무제)이 최근 서점가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소영은 직접 거리의 고양이와 강아지들을 구조하며 겪은 일과 그에 따른 감정을 섬세한 문체로 풀어낸다. 발로 뛰면서 직접 맞닥뜨린 사회의 부조리들을 언급하며 어두운 골목 끝, 막다른 길에 놓인 생명들을 보듬는다. 나아가 저자는 영화와 연극, 소설 등을 경유해 동물권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품어 안는 존엄의 대상엔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태도는 책의 제목과도 연결된다. ‘살리는 일’에는 어떠한 구분이나 층위도 없다는 것. 저자는 그것을 총 다섯 가지의 파트로 설명하는데, ‘여기 캣맘이 있다’에선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며 겪는 일화를, ‘나는 동물권 옹호자입니다’와 ‘살리는 예술’에선 고양이를 보살피는 일이 다른 동물을 구조하는 일로 확장됨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름날의 개들’과 ‘다시, 동물권’에선 주유소에 방치된 개를 돌본 이야기에서 시작해 미디어의 동물 착취 등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살리는 일』과 함께 책 『지구살림, 철학에게 길을 묻다』(모시는사람들) 역시 주목을 끈다. 이 책의 저자인 신승철은 ‘동물 실험’ ‘공장식 축산업’ ‘야생동물 보호’ 등 동물권과 관련한 이슈를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진단한다. 특히 각각의 문제들을 플라톤에서 홉스, 데카르트, 칸트, 헤겔, 마르크스, 니체, 들뢰즈 등에 이르는 수많은 철학자의 철학 속에 재배열함으로써 세계철학사를 ‘생태철학사’로 재구조화한다.

최근 발행된 인문잡지 『한편』(민음사)의 4호 주제 역시 동물이다. 수의학, 환경학, 인류학 등에 종사하는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은 ‘사랑스럽거나 귀찮고, 안타깝거나 위험한 동물들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와 어떤 관계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논한다. 편집자 신새벽은 “동물을 알기 위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태도”라고 꼬집으며 ‘동물 제대로 알기’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권의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생명과 평화에 대한 감수성’으로 이어진다. 공지영 작가는 최근 <독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바람에 쓰러져 죽어가는 꽃을 일으켜 세워주는 게 나 자신을 살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자연과 동물은 결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과 공존하고, 연대해고, 협력해야 한다. 최근 동물권을 소재로 한 책들이 전하는 주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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