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볼 만한 콘텐츠] 볼수록 빠져든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고?
[주말 볼 만한 콘텐츠] 볼수록 빠져든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1.01.0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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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책을 완독(玩讀)한 사람들은 안다. 페이지 하단에 적힌 <끝>이란 글자에 눈이 닿았을 때,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심전(心田)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성취감 범벅의 희열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다른 무언가에 손을 뻗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고 끝내 해냈다는 뿌듯함은 묵직한 기쁨을 가슴 가득 메운다. 오죽하면 조선 시대에는 책 한권을 떼고 나면 서당 스승과 동무들에게 거나하게 음식을 대접하는 ‘책거리’(책씻이)를 행했겠는가. 쉽사리 성취감을 맛보기 어려운 시기, 이번 주말엔 자신에게 그런 책거리의 기회를 건네보는 게 어떨까? 고통이 커야 성취도 큰 법이니, 이왕이면 시리즈 도서로다가. 완독의 기쁨이 배가 되는, 코로나19가 풍성하게 선사한 혼자만의 시간을 빠르게 흘려보내기 좋은 시리즈 도서를 소개한다.

먼저 추천할 도서는 소설가 조정래의 『한강』이다. 장편 대하소설(생애나 역사를 시대 흐름에 따라 포괄적으로 다루는 소설)로 총 분량은 무려 열권. 1959년 이후부터 광주민주화운동까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의 과정을 폭넓게 조명하는데, 일제강점기 시절을 그린 『아리랑』,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과정을 담은 『태백산맥』에 이어 근현대사를 꿰뚫는 대하소설 3부작의 마지막편이다.

소설은 서울 일류대학과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 서울로 상경한 유일민, 유일표 형제를 중심으로 힘겨운 서울살이를 버텨내는 소시민들의 삶을 묘사한다.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엄혹한 시기에 월북한 아버지 탓에 사회적으로 고립돼, 죽느니만 못한 삶을 이어가는 두 형제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과연 이런 시대가 존재했나, 싶을 정도의 괴리감을 전한다. 젊은 세대는 말로만 들었을 (월북자 가족을 대상으로 한) 취업제한 등의 연좌제 조치, 해방 이후 잠시 움츠렸으나 다시 기득권을 잡은 친일파의 탐욕적인 처세술, 군부 독재 정권이 가한 강압 통치에 관한 자세한 묘사는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 ‘야만의 시대’로 독자를 인도한다. 조정래 작가는 “우리는 곡절과 아픔의 현대사를 헤치며 오늘에 이르러 있다. 그런 우리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온 것일까”라며 독자에게 『한강』을 추천한다. 사실 『한강』 시리즈 완독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권당 완독 예상 시간은 대략 6시간, 10권을 모두 읽는 데는 60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너무 겁낼 건 없다. 첫권(완독할 확률 63%)을 견뎌내면 이후부턴 힘이 붙는데, 실제로 2권부터는 90% 이상의 완독할 확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매혹적인 책거리 상품으로 유혹해봐도 자신이 설득되지 않아, 실패의 경험만 추가할 것 같다면 『오! 한강』 시리즈를 추천한다. ‘한강’이란 키워드가 앞 도서와 겹치긴 하지만, 『오! 한강』은 만화체 구성으로 『한강』보다 활자 문해(文解)의 압박이 훨씬 덜하다.

만화 작가 김세영이 구성하고 만화가 허영범이 그린 해당 작품은 해방부터 6·29선언(노태우 정부의 민주화 선언)까지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일제강점기에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 이강토가 일본인 소녀 야스코가 두고 간 화구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 소질을 알아본 지주의 딸 김혜린의 제안으로 상경하고, 그곳에서 대학생 서클에 가입해 혁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예술로 혁명을 달성하려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본래 민주화 시기가 들끓던 1985년 전두환 정권 당시 안기부(현 국정원)에 의해 ‘반공 만화’로 기획됐으나, 금기시됐던 인공기를 등장시키고 시위와 고문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등의 파격적 내용으로 본래 목적인 반공 의식 고취보다는 반공 이데올로기 해빙을 촉발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완독 예상 시간 평균은 49분으로 총 완독 예상 시간은 4시간 4분이다. 완독할 확률은 81%.

앞서 두 작품이 과거의 아픈 현실을 담았다면 마지막 추천작은 허구 추리 소설이다. 추리 소설 애호가에겐 이미 잘 알려진 소설가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참혹한 전쟁 참전의 악몽을 지닌 형사 해리 보슈가 악몽만큼이나 끔찍한 사건들을 도맡아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지금까지 총 열다섯편이 출간됐다. 에드거, 앤서니, 네로 울프, 배리 상 등 수많은 추리 문학상을 휩쓴 작품으로 각 작품은 개별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네 번째 작품인 『라스트 코요테』로 LA에 닥친 지진으로 불안했던 연인관계도, 집도 무너져 버린 상황에서 일에만 몰두하던 해리 보슈가 30년 전 살해된 매춘부 마저리 로우의 살해범을 쫓는다는 이야기다. 매춘부 마저리 로우는 다름 아닌 해리 보슈의 어머니였는데, 어머니의 살해에 연루된 포주가 경찰의 비호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해리 보슈는 수사를 거듭할수록 더 큰 권력에 근접해 간다. 해당 도서의 완독할 확률은 96%, 완독 예상 시간은 8시간 2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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