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올해 ‘소신소비’를 하셨나요?
당신은 올해 ‘소신소비’를 하셨나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2.3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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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2020년을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는 무엇일까? 올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단어들을 살펴보면 공정, 개인주의, 건강, 디지털, 밀레니얼, 비대면, 번아웃, 부동산, 안전, 온라인, 워라벨, 취향, 친환경 등인데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생활상을 반영한 키워드와 시대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나타내는 키워드가 눈에 띈다.

특히 올해 소비 관련 키워드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특정 상품을 구입하고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취향이나 신념을 표출하는 것을 뜻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 소신소비)이다. 미닝아웃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위안부 팔찌’가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의 브랜드 ‘희움’에서 판매하는 이 팔찌의 수익금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및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사용된다.

이처럼 미닝아웃은 ‘소비자 운동’의 일종이다. 특히 자신의 확고한 취향과 신념을 바탕으로 소비하려는 의지가 강한 밀레니얼 세대는 SNS 등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해시태그 기능을 통해 자신의 올바른 소비 행위를 사람들에게 알린다. 미닝아웃은 위안부 팔찌뿐만 아니라 옷이나 가방 등에 반전, 평화, 환경보호처럼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문구나 문양을 넣는 ‘슬로건 패션’(slogan fashion)과도 연결된다.

가격이나 디자인이 아닌 제품에 담긴 사회적 가치와 의미에 더욱 집중하는 미닝아웃 현상은 식료품 업계에서도 두드러진다. ‘CU’는 최근 순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채식 도시락과 무항생제 닭고기·계란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이는 동물복지 등 윤리적 소비에 관심 있는 비건(vegan : 채식주의자) 고객들을 위한 것으로 이들 상품에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용기를 적용했다. 이 용기는 180일 이내 자연 분해돼 일반쓰레기로 버릴 수 있다.

영화계에서도 미닝아웃 소비가 눈에 띈다. 이른바 ‘영혼 보내기’ 관람이 그것인데, 특정 영화를 지지하기 위해 영화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표를 예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영혼 보내기에 나선 관객들은 영화를 이미 봤거나, 사정이 있어 극장에 가지 못할 때에도 표를 구매해 해당 영화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표현한다. 최근에는 페미니즘을 표방한 영화에 많은 관객이 ‘영혼 보내기’ 관람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가속화하는 시대에 개인의 ‘소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책 『라이프 트렌드 2020』의 저자 김용섭은 “미닝아웃은 2030세대 소비자를 비롯해 40대도 적극 받아들이고 있는 소비 트렌드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부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그렇지 않은 제품과 서비스는 불매하는 소비 태도”라며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때 그 자체의 품질, 기능, 가격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든 기업이나 오너가 가진 환경, 윤리,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논의처럼 밀레니얼 세대는 환경, 윤리, 젠더, 사회적 책임 등의 이슈를 과거 세대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러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소비 계층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면서 기업 역시 이들의 취향과 의사를 제품과 서비스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미닝아웃은 소비자 진화의 결정적 증거”라며 “우리의 일상과 의식주를 둘러싼 소비에서 환경, 윤리, 노동, 젠더, 공정 문제를 따지는 것이다. 이것은 마케팅 대응에 관한 기업의 숙제로 고스란히 남는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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