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인문과 과학이 손잡다 『아! 와 어?』
[책 속 명문장] 인문과 과학이 손잡다 『아! 와 어?』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12.1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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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우리가 어떤 꽃의 색을 알아보는 것은 그 꽃이 어떤 특정한 파장을 다른 파장보다 더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나뭇잎은 빨간 파장을 흡수하므로 녹색으로 보이고, 장미는 넓은 범위의 녹색 파장을 흡수하므로 빨간색으로 보이며, 모든 파장을 흡수하는 물체는 까맣게 보인다. 꽃의 색을 비롯하여, 우리의 눈과 뇌가 감지하는 색은 그 물체가 흡수하지 않는 파장이 반사하는 것이다. <19쪽>

흔히들 시간은 강물과 같다고들 한다. 그것은 일방적으로 흐르는 강물을 말하고 있다기보다는 전체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물줄기가 멈추기도, 흐르기도, 이따금 합류하기도, 수렴되기도 하며, 여러 갈래가 뒤죽박죽 혼재된다는 의미가 강하다. 하나의 흐름 속에 혼재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나의 결말만이 아닌, 무수한 물줄기의 은유이며, 마치 꿈속처럼 시간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영역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흐르는 시간에 대해 보르헤스의 혜안을 들어보자. <39쪽>

한편 땅을 마치 반석처럼 든든하게 여기고 있지만 내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구 내부 온도는 5,000도나 된다. 태양의 표면 온도만큼 뜨겁다. 중심부에는 내핵과 거기서부터 1,800Km 정도의 액체로 된 외핵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맨틀이라고 하는데 지구 부피의 82%를 차지한다. 그러니까 인간은 이 맨틀 위, 지구의 엄청 얇은 표피에 붙어서 살고, 묻히고, 생명을 얻고, 집과 빌딩을 세우고, 사고팔고 소유하느라 평생을 투자하고, 생명을 기대고 있는 것이다. <99쪽>

모든 호모사피엔스가 그렇듯이, 나의 모계도 아프리카에서 출발했다. 내가 속한 M7b 하플로그룹은 아프리카에서 중동을 거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인도를 거쳐서 동남아시아를 지나 한국에 정착한 남방계 아시아인들이다. 그러니까 내 어머니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은……, 한 번도 유럽이나 북쪽 몽고 지방을 가지 않았다. 한국인 중 약 15% 정도가 그런 유형이라 한다. <135쪽>

곤충인 매미도 같은 이치를 사용해서 자신의 종을 유지시킨다. 즉 소수를 이용해 귀환함으로써 천적을 피한다고 한다. 17년에 한 번씩 매미의 종이 태어나도록 유전자에게 지시를 하는가 보다. 그러면 매미의 자손이 그들을 잡아먹는 놈들과 만나는 기회가 좀처럼 쉽지 않게 된다. 무술에서 최고의 경지인 ‘36계’ 줄행랑과 비슷하지만 고수의 계략임은 확실하다. <188쪽>

『아! 와 어?』
주수자·권희민 지음│문학나무 펴냄│248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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