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는 영화 읽기 『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
[책 속 명문장]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는 영화 읽기 『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2.1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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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마음이 통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할 수 있는 일이지요.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마음이 통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마음은 보이지가 않아 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로 오해도 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말이지요. 영화 <우리들>은 누구나 겪었던 사춘기의 아픔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아픔이 너무 크고 힘들어서 견디기 힘들지만 아픔의 정서는 우리가 이겨내야 할 과제이며 그 아픔은 성장하는 힘이 됩니다.<11쪽>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나라의 살림이 나아졌습니다. 이처럼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은 노동력을 제공한 국민들입니다. 국민에 의해 국가는 성장했고, 그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의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위해 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동자의 피땀은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되어 현대사회에 남습니다. 사회비판적 시각을 영화에 담아내는 봉준호 감독의 세 번째 영화 <괴물>은 한국의 눈부신 성과이자 그림자인 한강, 그곳에 괴물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65~66쪽>

1979년 10월 26일 저녁 7시 40분경 외부에 철저히 가려져 있던 서울 종로구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대통령 박정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18년간 이어진 독재 정권의 종말을 알린 이 사태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으로 꼽힙니다. (중략) 영화(<남산의 부장들>)는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본부에 몸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면밀히 추적하는 이야기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영화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남산의 중앙정보부 소속원들은 통칭 ‘남산의 부장들’로 불렸습니다.<135~136쪽>

<엑시트>는 재난 영화의 이런 공식들을 희석시키며 그 자리에 짠내 나는 현실과 실감 나는 시대상을 들여다 놓았습니다. 재난 영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알고 보면 굉장한 능력자이거나 과거에 대단한 경력을 가졌지만, <엑시트>의 두 주인공은 고작 대학 산악동아리 에이스였을 뿐입니다. (중략) 또한 재난 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사회의 부조리는 특권층 의 부도덕함입니다. 가지고 있는 권력으로 약자를 누르고 먼저 살아남으려는 악랄한 인간이 되어 의로운 주인공과 대치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그런 악인이 없습니다. (중략) 한마디로 영화 <엑시트>는 재난 영화의 공식을 깨고 재난 상황을 코미디로 무장한 인간극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255~256쪽>

『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
이임정 외 3인 지음│초록비책공방 펴냄│296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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