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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심리이론을 다루기에 앞서 현대 심리학의 다섯 가지 관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 심리학의 다양한 관점을 공부하는 이유는 그 흐름을 이해함으로써 이후에 소개될 심리이론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다룰 심리이론들이 어떤 관점을 바탕으로 발전한 것인지 안다면 해당 이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심리학의 관점은 크게 생물학적 접근, 정신분석적 접근, 행동주의적 접근, 인지주의적 접근, 인본주의적 접근으로 나뉩니다. <17쪽>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도 그렇고,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때때로 귀인오류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과정은 말 그대로 ‘오류’이긴 하지만 모두 부정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귀인오류, 귀인편파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 나의 성공에 대해 “운이 좋았다.”라고 폄하한다면 서운한 마음이 들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반응이 타인에 대한 평가의 기준을 외부 귀인에서 찾고자 하는 보편적인 심리의 오류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면, 상대방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고 서운한 마음도 가라앉을 것입니다. <100쪽>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Ivan Pavlov)는 개의 소화과정을 연구하던 중 음식을 입에 넣기 전부터 침이 분비되는 모습에 의문을 갖게 됐고, 자극과 반응의 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전적 조건형성’의 모태입니다. 파블로프는 실험을 위해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주고 몇 초 후 먹이를 주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처음에 종소리를 들려주었을 때는 침 분비에 변화가 없었지만, 이 과정을 반복하자 나중에는 종소리만 들려주어도 침을 흘리게 되었지요. 먹이를 먹을 때마다 종소리라는 자극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개가 종소리와 먹이와의 관계성을 ‘학습’하게 된 것입니다. <154쪽>
스스로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다고 믿고 있어도, 나이가 들면서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의 파도를 접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서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필자와 비슷한 의문을 품은 많은 심리학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정서’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왔습니다. 그 결과 인간의 정서를 연구하는 정서심리학(psychology of emotion)이 탄생하게 됩니다. <219쪽>
마음의 회복은 아픔을 온전히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결코 겁낼 필요는 없습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해서, 의욕이 없고 슬프다고 해서 병리적인 증상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정신요법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울증 진단을 받을까 두려운 마음에 검사나 상담을 거부한다면 현재의 고통이 나아질 기회조차 오지 않을지 모릅니다. <306~307쪽>
『심리학의 쓸모』
이경민 지음│원앤원북스 펴냄│352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