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비행기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방이 있다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책 속 명문장] 비행기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방이 있다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11.2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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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지난 2007년 대선판을 뜨겁게 달궜고 그 이후에도 계속 논란이 이어진 사건이 있습니다. 이른바 BBK 사건인데요. 당시 검찰이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핵심 관련자 김경준씨를 국내로 송환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까지 기내에서 김씨를 본 승객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를 일반 좌석이 아닌 별도 공간에 격리했기 때문인데요. 이유는 김씨를 본 승객들이 이륙 전에 휴대전화 등으로 외부에 연락을 취해 송환 사실이 미리 공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이 공간은 바로 승무원들이 흔히 ‘벙커’라고 부르는 승무원 전용 휴식 공간, 즉 ‘CREW REST BUNK’입니다. 줄임말도 ‘벙커’가 아니라 ‘벙크’가 맞습니다. 

몇 년 전에는 국내 항공사의 한 승무원이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하는 자신의 중학생 딸을 벙크로 데려가 쉬게 했다가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는데요. 관련 규정상 벙크에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공식 보안구역은 아니지만, 테러나 밀입국 등 안전 보안상 이유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대한항공 등 국내외 항공사들은 벙크 출입문에 승무원 외 출입금지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별도의 시건장치(문이나 서랍, 금고 등에 설치해 함부로 열 수 없도록 하는 장치)도 부착한다고 합니다. 또 비행 전과 착륙 전에 보안점검도 실시합니다. 

벙크는 기종마다 위치와 크기가 다르고, 아예 벙크가 설치되지 않은 여객기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벙크는 일반적으로 비행시간이 8시간 이상이거나 심야시간대(오후 10시~오전 4시)에 출발하는 비행편에서 활용한다고 하는데요. (중략)

출입문이 화장실 문과 연이어 있기도 해서 승객이 가끔 화장실인 줄 알고 열려고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벙크 안에는 6~10개의 침대와 인터폰, 에어컨 등이 설치돼 있고 항공사에 따라 영화 시청이 가능한 모니터도 준비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내가 비좁고 건조한 데다 잠을 잘 수 있는 시간도 짧아 비행의 피로를 제대로 털어내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상당수 승무원의 공통된 얘기입니다. 또 천장이 높지 않아 제대로 고개를 들고 서 있기 어려운 벙크도 있습니다.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강갑생 지음│팜파스 펴냄│328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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