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탈출법... “너무 성실하지 마세요”
우울증 탈출법... “너무 성실하지 마세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1.16 12: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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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우울증은 우울 상태가 지속돼 병(病)이 된 지경을 일컫는다.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병증으로 그 범위는 자살 충동이 심해 당장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중증부터 (아직)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삶의 만족도가 극명하게 저하된 경증까지 다양한 편이다. 몇 해 전엔 우울증에 따른 정신과 진료의 심리적 문턱을 대폭 낮추는데 일조한 베스트셀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 김세희 작가로 인해 얕은 우울감이 2년 이상 지속하는 기분부전장애(경증 우울증)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이제는 너무 흔해져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걸리기 마련이고, 몇 주 앓다 보면 괜찮아지기도 해서 가볍게 감기라고 부르지만, 그리 가볍게 볼 문제만은 아니다. 누군가는 감기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듯, 우울증도 죽음으로 삶의 고통을 끊고자 하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우울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68만169명, 2018년 75만1,930명, 2019년 79만6,364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울증을 바로 알고 대처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대목인데, 그 방법을 책에서 찾아봤다.

정신과 의사 미야지마 겐야는 우울증에 걸리는 대다수 사람을 ‘성실한 사람’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책 『고마워, 우울증』에서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사람은 성실하고 사려 깊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부정으로 이어져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생각하고 맙니다. (이런 사람들은) 우울한 상태가 된 것에 대해서도 ‘나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형편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라고 자신을 탓합니다”라며 “사실 ‘성실한 사람’이란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융통성이 없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괴로울 때는 적당히 손을 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런 발상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편안해집니다”라고 충고한다.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감당할 만큼만 임무를 맡고, 그 처리에 있어서도 ‘나 아니면 안 돼’라는 과도한 책임감을 버리라는 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을 향했던 잣대를 다른 누군가에게도 들이밀며 그릇된 판단을 할 수 있는데, 미야지마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상대와 대화해도 처음부터 ‘그건 잘못됐는데...’라고 상대를 부정하면서 듣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말로 하지 않더라도 표정에 드러납니다”라며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할 때는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좋다/나쁘다’라는 평가를 하지 않도록 합니다. ‘이 사람의 말이 사실일까, 아닐까?’라는 의심을 버리고 상대가 하는 말이 그에게는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들어보세요. 이 경우 상대에게는 진실이기 때문에 내 가치관으로 상대를 평가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조언한다. 세상을 너무 옳고 그름의 잣대로만 평가하지 말고, 어느 정도 용납하라는 것.

책 『피곤한 게 아니라 우울증입니다』에서 정신과 전문의 가메히로 사토시는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호흡. 호흡은 크게 세 가지로, 호흡마다 관장하는 뇌 부위가 다른데, 의식하지 못하고 하는 일상 호흡(대사성 호흡)은 뇌간, 의식적으로 하는 호흡(행동성 호흡)은 대뇌피질, 감정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호흡(정동성 호흡)은 편도체가 주관한다. 가메히로는 “정동성 호흡을 조절하는 편도체는 다양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정동 중추이기도(하다.) 불안하거나 짜증이 나서 호흡이 얕아지고 빨라지는 게 아니라 호흡이 얕아지고 빨라져서 불안하고 짜증 나는 감정이 생(긴다)”며 “불안하거나 짜증 날 때는 일부러 천천히 호흡해서 반대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3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기를 잊지(말라)”고 조언한다. 이어 “뇌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장기는 제2의 뇌라고도 하는 ‘장’(이다.) 신경 전달 물질을 만드는 장은 뇌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이 건강해지면 서캐디안리듬(24시간 주기로 되풀이하는 생체 변화)이 안정되고 우울 상태에 빠질 위험성도 줄어(든다)”며 발효식품(김치, 요구르트, 치즈, 우롱차, 홍차 등) 섭취를 권한다. 그러면서 “한 번에 잔뜩 먹기보다 매일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여러 가지 발효식품을 조합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독서도 우울증 해소의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영국 서식스의 한 대학에서 심박수 등을 측정해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실험한 결과 독서는 68%, 음악 감상은 61%, 커피 타임은 54%, 산책은 42%, TV는 21%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확인됐다. 수년간 우울증을 앓았던 훗시 역시 독서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강조하는데 그는 책 『기분의 발견』에서 “독서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주는 책을 만나면 가치관이 바뀐다. 그러면 그 후에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며 책을 찾아다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곧 최고의 즐거움이 된다”며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 신뢰』를 자신의 인생책으로 소개했다. 다만 책 중에서 소설은 조심하라고 주문했는데, “소설가는 글쓰기 전문가라서 사람을 책 속으로 푹 빠져들게 한다. 독특한 세계관에 지나치게 빠지면 현실로 돌아오는 일이 힘들어진다”며 “‘우울함에 빠져버린 결과 살아 있다는 느낌을 찾지 못하게 됐다’라는 가네하라 히토미(일본의 유명 작가)의 말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으니,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몰입은 고통을 잊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심리가 불안정할 때는 분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비일상적 내용에 과몰입해 현실과 동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

중국의 유명 심리상담사인 구거는 책 『우울증 남자의 30시간』에서 “우울증은 주제를 잃어버린 책과 같다. 내용은 있지만 제멋대로 달리는 고삐 풀린 말처럼 그 결말을 알 수가 없다. 길을 잃었을 때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인생의 지도를 펼쳐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며 “그 지도는 지식을 모아 둔 책으로 우울증의 위협에서 벗어나 인생의 주제를 새롭게 세우고 진지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이란 책을 써 내려가는 당신에게 도움 되는 우울증 책들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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