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 볼 만한 곳] 가을여행·단풍여행, 여기 어때요?
[주말 가 볼 만한 곳] 가을여행·단풍여행, 여기 어때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0.3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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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변화는 긍·부정의 의미를 모두 내포하고 있다. “너 사람이 좀 변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등의 말처럼 부정적 인식을 내포하는가 하면 ‘혁신’ ‘진보’처럼 긍정의 뉘앙스를 담기도 한다. 그런 점에 비춰볼 때 나뭇잎의 색깔이 변하는 단풍은 몹시 긍정적이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세 계절에 걸친 짧은 삶의 끝자락에서 빨갛게 달아올랐다 지는 단풍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붉음이 매년 같지 아니한데, 주요한 이유는 추위다. 저마다의 인생이 다르고 인생 풍파에 패인 얼굴 주름의 깊이가 다르듯, 기온 차가 클수록 단풍의 시기와 농도가 빠르고 깊게 나타나는 것. 올해는 9~10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쌀쌀해 단풍 절정(산 전체 80%가 물듦)이 빨리(11월 초) 찾아올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단풍 명소를 소개한다.

내장산. [사진=한국관광공사]
내장산. [사진=한국관광공사]

단풍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내장산’이다.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란 의미처럼 내장산은 매혹적인 단풍을 품고 있다. “봄 백양, 가을 내장”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내장산은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데, 그중에서도 내장산의 북쪽을 두른 암산인 ‘서래봉’의 단풍이 일품이다. 봉우리 모양이 농기구 ‘써래’(소 등에 얹어 땅을 고르는 기구)처럼 생겼다 해서 “써래봉”이라고도 불리는 서래봉은 약 1㎞의 바위 절벽이 하나의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아래로 고운 치마폭을 연상케 하는 단풍나무가 둘러쳐져 있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아차산. [사진=한국관광공사]
아차산. [사진=한국관광공사]

서울 인근에서 최소 노력으로 최대 만족을 얻고 싶다면 아차산 단풍 나들이를 추천한다. 서울 광진구와 경기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등산로가 잘 갖춰져 있어 오르는 수고에 비해 큰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숲속 오솔길에는 야자 매트가 깔려 발을 내딛는 감촉이 좋은데, 어느 코스로 오르든 40~50분이면 능선에 도달할 수 있다. 그중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5보루에선 단풍과 어우러진 서울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아차산 인근 워커힐로. [사진=한국관광공사]
아차산 인근 워커힐로. [사진=한국관광공사]

참고로 아차산이란 이름엔 재미난 설화가 전해진다. 조선 시대 임금 명종이 당시 유명한 홍계관이란 점술사를 불러 궤짝에 든 쥐의 수(한 마리)를 맞춰보라고 했는데, 홍계관이 세 마리라고 답하자 사형에 처하라고 명했으나, 알고 보니 쥐가 임신해 뱃속에 새끼 두 마리를 품고 있었던 것. 임금은 급히 명을 거뒀으나 이미 처형돼 ‘아차’라고 한 것이 산의 이름이 됐다는 이야기.

주왕산. [사진=한국관광공사]
주왕산. [사진=한국관광공사]

경북 청송의 ‘주왕산’은 협곡마다 핀 울긋불긋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왕산은 산 전체가 협곡으로 신라 시대에는 암석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해서 석병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택리지』를 쓴 이중환은 “골이 모두 돌로 돼 있어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한다”며 주왕산의 경치를 극찬하기도 했다.

주산지 내 왕버들. [사진=한국관광공사]
주산지 내 왕버들. [사진=한국관광공사]

주왕산에선 단풍에 더해 ‘왕버들’도 주요한 볼거리다. 왕버들이 자리한 주산지는 1720년에 착공해 1721년 경종 원년에 준공한 농업용 저수지로 지난 300년간 마른 적이 없는데, 왕버들 역시 그 긴 시간을 함께해왔다. 특히 오색 단풍이 저수지 주위를 두르는 가을에는 새벽 물안개에 왕버들, 단풍의 조합을 눈과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주산지 일원은 명승 제105호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베어트리파크. [사진=베어트리파크]
베어트리파크. [사진=베어트리파크]

낙엽을 밟는 단풍 나들이를 즐기고 싶다면 세종시에 자리한 ‘베어트리파크’ 식물원을 방문해보자. 베어트리파크에는 평소 숲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제한하다가 가을에만 문을 여는 ‘가을 산책길’이 있는데, 올해는 지난달 24일 문을 열어 오는 11월 8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산허리를 한 바퀴 도는 가을 산책길에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낙엽이 그대로 쌓여있어 밟을 때 나는 ‘바스락’ 소리와 함께 오색 단풍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창덕궁. [사진=한국관광공사]
창덕궁. [사진=한국관광공사]

고궁과 왕릉에서 단풍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단풍 나들이법이 될 수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다음 달 20일까지 단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창덕궁 후원 ▲창경궁 춘당지 주변 ▲덕수궁 대한문~중화문 간 관람로 ▲남양주 광릉 ▲서울 태릉과 강릉 ▲고양 서오릉을 단풍 명소로 추천했다.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가장 아름다운 몸짓으로/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남은 날들을 채워 가야 한다// 잎을 떨구기 전/ 단풍이 곱게 물드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 한승수 「단풍이 물드는 이유」

단풍은 말한다. 남은 생을 아름답게 빛내라고. 그 가르침을 알고 있다면 다시금 되새기기 위해, 아직 모른다면 새롭게 깨닫기 위해 단풍 나들이에 나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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