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삶의 고통 『죽으면 다 끝나는가?』
[리뷰] 삶의 고통 『죽으면 다 끝나는가?』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10.30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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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더는 살고 싶지 않아서 목숨을 끊는 것이지만, 사실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죽기 위해서, 자살하고 싶어서 자살하는 게 아니다. 삶에 더이상 머물 수 없어서 자살하는 것일 뿐”이다. 어느 자살자가 유서에 자살을 ‘최악의 선택’이라고 적은 것처럼.

책 『죽음이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셜리 케이건은 “죽음은 육신을 파괴하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나는 영혼이 없다고 주장한다. 죽음을 바라보는 이와 같은 견해가 잘못됐다는 것을 나는 보여주겠다”고 말했으나, 사후세계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에서 셜리 케이건 역시 “죽음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통을 끊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살을 권장해야 할까? 아니면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만류해야 할까? 30여 년간 죽음과 자살을 연구해온 저자는 삶과 죽음의 균형을 통해 정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생사학’을 권한다.

생사학의 내용은 간명하다. 현대인은 육체 중심으로 죽음을 이해하므로 죽으면 다 끝난다고 여기고 영혼을 부정하고, 죽음을 두려움이나 절망으로 잘못 간주하니, 죽음을 끝이라 여기지 않고 영혼을 부정하지 않는 생사학을 통해 ‘죽음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벗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죽은 이후 영혼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증명이나 논증의 문제라기보다, 지금 이 삶에서 자기 자신과 인간 존재를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 소걀 린포체 『티벳의 지혜』 中

저자는 위 말을 토대로 죽음을 묻기 전에 “나는 누구인가?”를 먼저 묻는 게 순서라고 말한다. “죽음 이해는 A가 B를 어떻게 설득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자기가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육체만의 존재인가? 죽으면 나는 어디로 가는가? 죽으면 다 끝인가? 먼저 고민한 이들의 흔적이 책에 담겼다.

 

『죽으면 다 끝나는가?』
오진탁 지음 | 자유문고 펴냄 | 352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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