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천하로 끝난 이근 세상... 유명세가 독 되지 않으려면
두 달 천하로 끝난 이근 세상... 유명세가 독 되지 않으려면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0.19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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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이근 전 대위. [사진=유튜브]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최근 유튜브 군대 예능 ‘가짜사나이’ 방송을 통해 주목받은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남다른 군 이력을 지닌 교관으로 등장해 (의도하지 않은) 예능감을 뽐낸 이 대위의 존재는 새로운 걸 기대하는 시청자의 기대에 잘 들어맞았고, 그 수요를 재빠르게 파악한 방송가와 기업체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지만, 각종 구설에 오르게 되면서 이 대위는 물론 방송가와 기업체 모두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두 달 전 무렵, ‘가짜사나이’가 주목받으면서 조교로 출연한 이 전 대위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전 대위는 SBS TV ‘집사부일체’와 웹예능 ‘제시의 쇼터뷰’, MBC ‘라디오스타’, JTBC ‘장르만 코미디’ 디스커버리 채널 ‘서바이블’과 KBS1 ‘재난탈출 생존왕’ 등의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고, KB저축은행, 롯데리아, 게임업체 펄어비스, 차량 브랜드 JEEP, 면도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의 홍보모델로 활동하면서 입지를 굳혔다.

그렇게 이 대위는 승승장구하는 듯했으나, 최근 각종 논란이 제기되면서 불편한 존재로 인식됐다. 최초 제기된 의혹은 이 대위의 채무 불이행 내용이었는데, 애초 이 대위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후 착각이었다며 혐의를 인정하면서 그의 이미지에 균열을 이뤘다. 뒤이어 성추행, 폭행 전력 등의 의혹도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그가 방송에서 자주 사용했던 말(“인성에 문제 있어?”)처럼 그의 ‘인성’이 지적받기 시작했다.

여론이 급변하자 방송사와 기업체는 다급하게 움직였다.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시청률을 위해 선택한 인물이 인성 논란에 휘말리자 급하게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서바이블’ 측은 이 전 대위 출연분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라디오스타’ 역시 비공개를 고민하고 있다. 10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 전 대위를 밀리터리 버거(군대 내 햄버거 메뉴인 군대리아를 모방한 메뉴)의 광고 모델로 채택했던 롯데리아 역시 지난 13일 기준으로 모든 광고를 삭제했다. 모델료를 제외하더라도 광고 진행에 수억원의 비용이 투입됐지만, 기업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손해 감수에 나선 것이다.

방송사와 기업의 피해도 크지만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이 전 대위란 개인 브랜드다.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그의 치부는 널리 알려졌고, 그에 따라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자업자득이란 비판도 있지만, 개인 브랜드 차원으로만 조명했을 때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 전략가 허은아는 책 『리더라는 브랜드』에서 “유명인이 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개인 브랜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속을 파고드는 매력적인 브랜드인 사람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라며 개인 브랜드를 강조하면서도 “능력이 뛰어나면서 훌륭한 인격을 지녔다면 ‘센 분’이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더라도 인격이 후지다면 ‘센 놈’이다. 강자라 해도 그가 센 놈이라면 그의 강함이 지속될 여지는 그만큼 떨어진다. 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모든 일은 사람이 기본이다. (평판에 신경 쓰지 않으면) 지금까지 쌓아온 권력과 권위가 진짜가 아닌 물거품이 돼버리는 건 시간문제”라고 꼬집었다.

물론 인격을 수양하지 않은 채 보여지는 부분 관리에만 치중하는 건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인기란 알맹이(본질)에 껍데기(인기 요소)가 더해진 종합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화콘텐츠 전문가 모기룡은 책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나’라는 브랜드로 살아남기』에서 “우리는 흔히 ‘인기’에서 좁은 의미의 인기, 즉 인기 요소를 떠올리기 때문에 알맹이가 인기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임을 간과한다. 하지만 둘 다 중요하다. 최대한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 특히 장기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껍데기뿐만 아니라 알맹이를 잘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잊어버린다”고 지적한다.

“사람은 인생에서 크게 세 번의 기회를 얻는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평소에 기량을 갖춰놓으라는 말인데, 수많은 준비 요소 중 단연 주목받는 건 바른 인성이다. 지난해 십수 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어느 연예 리포터가 과거 미투 의혹으로 한순간에 인기를 잃었듯, 여러 연예인이 유명세를 얻은 후 과거 부적절한 행실이 드러나 외면받았듯, 바른 인성이 없는 이에게 유명세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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