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장마에 폭염… 바보야 중요한 건 ‘기후 위기’야
역대급 장마에 폭염… 바보야 중요한 건 ‘기후 위기’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8.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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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WWF(World Wildlife Fund, 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에서 “지금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데, 고작 목소리 내길 주저하겠는가”라며 각종 지표들과 전문가의 입을 빌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역설한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함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세상 어떤 문제들보다 인류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1880년대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 지구의 기온은 약 1도 상승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설립된 UN 산하 국제기구)가 2018년 채택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은 앞으로 10년마다 약 0.2도씩 올라 2030~2052년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로만 봤을 때는 ‘뭐 그 정도 오르는 것이 대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작은 숫자는 사실 인류의 멸망을 암시한다.    

환경운동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라이너스의 책 『6도의 멸종』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에서 1도 상승하면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놓이고, 2도가 오르면 그린란드 전체가 녹아 마이애미, 맨해튼이 바다에 잠기고, 3도 오르면 ‘지구의 폐’라고 불리는 아마존이 사라지며, 4도 상승하면 뉴욕주 전체가 물에 잠긴다. 5도가 오르면 정글이 불타고 가뭄과 홍수로 인해 인류가 살 수 있는 지역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며, 6도가 상승하면 생물의 95%가 멸종한다. 

특히 3도가 오르는 순간부터 걷잡을 수 없어진다. 기후위기로 인한 결과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현상인 이른바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으로 산림과 해양의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한 산불로 탄소가 발생해 기후위기를 촉진한다.  

최근 각종 환경 관련 단체들 역시 비관적인 미래를 경고하고 있다. IPCC는 지난해 총회에서 발표한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에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2050년에는 인류가 극한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 연구진이 위성사진과 AI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2050년에는 베트남 남부 전역, 중국 상하이와 인도 뭄바이의 상당 면적이 바다에 잠긴다. 이렇게 되면 3억명 이상이 살 곳을 잃는다.

WWF가 지난 2월 발표한 ‘지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매년 세계총생산 중 최소 약 575조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2050년까지 약 1경1,800조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기후위기로 인해 향후 30년간 예상되는 GDP 손실액은 약 12조원으로, 조사 대상 140개국 중 7위에 해당할 만큼 크다.  

일부 환경 전문가들은 더 심각한 미래를 전망한다. 그들에 따르면 더 강한 태풍이 더 자주 인간을 공격한다. 태풍은 수증기가 많고 수온이 높은 곳에서 발달하는데 수온이 올라간 바다가 태풍의 힘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환경 난민도 급증할 수 있다. 가령 과거 시리아에서 내전이 일어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수년간 이어진 극심한 가뭄 때문이었다. 더 이상 농촌에서 살지 못하는 이들이 도시로 몰리며 갈등이 촉발된 것이다. 

코로나19는 서막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와 IPCC, 그리고 대다수 환경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감염병이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기온 상승으로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묻혀있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세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당장 올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한 장마와, 갈수록 더워져만 가는 여름이 인류가 자초한 기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들이 들려온다. 기후위기 문제는 이제 인류 생존의 문제가 됐다. 우리 모두 기후 위기의 방조자가 돼서는 안 된다. 전 세계적인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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