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부모에게 욕하는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법 

2020-07-21     서믿음 기자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는 심히 모순적이다. 튀기 싫어하면서도 주목을 바라고, 반항하는 동시에 인정을 바란다. 위태로운 도전을 즐기면서도 안정을 갈망한다. 무언가를 '확립한' 시기가 아닌 '확립해 가는' 시기를 통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큰 변화와 마주한다. 신체 변화를 포함해 심한 내적 변화를 겪으며 예민해지고 그로 인해 부모와의 충돌이 빈번해진다.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를 포함해서... 

이럴 경우 어떻게 대해야 할까? 심리치료사이자 가족 상담사인 저자는 세부적인 조처의 근간에 '신뢰 형성'이 기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춘기 아이들 역시 신뢰가 형성된 관계에서 질문한다. 어떤 질문을 해도 비웃음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지루한 설교와 도덕적 훈계를 들을 염려가 없을 때 질문"하기 때문이다. 

물론 무례하게 반응하고 일탈을 꾀하는 아이에게 '신뢰'를 심어주기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자녀를 보고 있노라면 폭언·폭행의 욕망이 부글거리기 마련이다. 다만 이때도 저자는 역효과를 우려하며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마라. 평점심을 유지하라"고 충고한다. "자녀를 비방하고 비하하면 아이도 따라 한다. 그렇게 부모와 아이는 악순환에 빠진다 (중략)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는 부모이고 책임자라는 것이다 (중략) 아이가 이렇듯 공격적으로 나올 때 부모는 아이의 언행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것이 양육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칫 뻔한 말이 될 수 있는 조언 뒤에 여러 사례를 열거하며 이해를 돕는다. 폭력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 억압적인 10대를 보낸 아이, 아이의 폭력에 현명하게 대처한 부모의 사례 등을 전하면서 두 가지를 강조한다. "이런 식으로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돼" 그리고 "우리는 너를 사랑해, 너를 포기 하지 않아"라는 메시지. 

저자는 아이들은 무례한 행동, 남에게 상처 주는 일이 초래하는 결과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알려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이때 중요한건 부모가 올바른 기준을 갖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서 자신의 결핍을 아이에게 투영하는 행위, 집착, 과잉보호 사례와 해결책 등을 소개한다. 

사춘기는 아이들의 부모에게 떨어져 나가는 시기다. 아이들의 '자립 시도'를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지혜가 책에 담겼다. 이상적인 부모상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아이에게 흔들리지 않는 바위 같은 부모가 되는 법을 알아보자. 


『아무것도 안 한다고요? 드러누워 자라는 중입니다』
엘리자베트 라파우프 지음 |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펴냄│    280쪽│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