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신화로 미술 읽기 『신화의 미술관 :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

2020-07-16     송석주 기자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미술을 감상하는 다양한 방법 중 ‘신화’로 미술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저자는 “신화는 상상력의 소산이며, 미술가들은 신화의 내용을 항상 그대로 반영해 작품을 제작하지만은 않는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신화미술’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는데, 이 책은 신화를 재창조한 미술가들의 작품을 선별해 감상하게 하며, 더 나아가 상상의 폭을 넓혀준다.

푸른 파도가 힘차게 쏟아져 들어오고 그 거친 운동은 눈부시게 하얀 포말을 만들어낸다. 그 포말을 탄 여인이 우리에게로 밀려온다. 아름다운 자태로 누워 있는 여인은 다소 몽롱한 표정이다. 포말로부터 이제 막 태어나 세상의 빛을 처음 본 까닭이다. 그러나 여느 아기와 달리 그녀의 몸은 성숙하다. 성숙할 뿐 아니라 매우 아름답다. 자연의 모든 정기와 조화의 농축물로 태어난 그녀가 바로 ‘미의 정화’ 아프로디테다.<47쪽>

프랑스 화가 부셰의 ‘아르테미스로 변신한 제우스와 칼리스토’는 아르테미스에게 총애를 받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푼 칼리스토를 묘사한 그림이다. 아르테미스로 변신한 제우스가 밑에서 칼리스토를 받치고 있고 하얀 피부의 칼리스토는 그 무릎 위에 누워 하늘을 향해 황홀한 시선을 던진다. 바닥에 깔린 표범 가죽과 오른쪽 바위 위 활과 화살통, 사냥감으로부터 아르테미스가 사냥의 신임을 새삼 확인하게 한다.<105쪽>

푸생의 ‘미다스와 디오니소스’는 뉘우치는 미다스를 그린 그림이다. 실레노스는 화면 왼편에 여전히 취해 쓰러져 있고, 디오니소스는 서서 동정 어린 시선으로 미다스를 내려다본다. 왕관을 쓴 미다스는 무릎을 굽힌 채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복하며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미다스 오른쪽으로 보이는 개천은 디오니소스가 미다스에게 가서 몸을 씻으라고 말할 팍톨로스강이다. 미다스가 그곳에서 몸을 씻으니 정말 손에서 저주의 기운이 싹 빠져나갔다. 그 대신 강의 모래가 금이 되었다고 한다. 사금은 그렇게 해서 생겨났다.<165쪽>

프랑스 화가 다비드의 ‘아레스와 아테나의 전투’에서 아이기스와 함께한 아테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쉴비우스의 작품에는 아이기스 외에도 아테나를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여럿 더 들어 있다. 창과 흉갑, 투구도 그렇지만, 창을 감은 뱀과 오른편의 올빼미도 아테나를 지시한다. 뱀은 아테나의 아들로 여겨지는 에리크토니오스와 관계가 있고, 올빼미는 지혜의 상징이다.<233쪽>

『신화의 미술관 :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
이주헌 지음│아트북스 펴냄│336쪽│1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