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내 마음에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지혜 『웅덩이』

2020-05-04     송석주 기자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이 책은 도로가 되고 싶은 ‘웅덩이’에 관한 이야기다. 도로처럼 곧고 깨끗하기를 원하는 웅덩이. 웅덩이의 모습은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들을 은유한다. ‘남들은 승승장구하고 행복해 보이는데, 나만 왜 이렇게 못난 걸까?’ 저자는 웅덩이를 통해 늘 자신을 책망하는 현대인들을 위로하며,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전한다.

웅덩이는 더 이상 빗물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주 잠시 마음 한구석에 호기심이 일었지만, 곧 흘려버렸습니다.
웅덩이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빗물은 말없이 웅덩이를 지켜만 보았습니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흘렀습니다.<49쪽>

길고양이가 말했습니다.
“넌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을 담고 있어. 도로는 물을 담을 수도 없고, 오히려 위험해. 그런 도로보다 웅덩이 네가 더 좋아.”
웅덩이가 말했습니다.
“그래. 좋아한다고 해둬. 그렇지만 지저분한 나보다 저 깨끗한 도로가 훨씬 멋지지 않니?”
웅덩이는 모두가 도로를 자기처럼 생각한다고 믿고 싶었습니다.<79쪽>

그런데 난 지금 주인도 없고 줄에 묶이지도 않았는데 마음껏 뛰어놀지를 못해.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았는데 자유를 얻으려고 잃어버린 주인을 찾고 있어. 개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를 잃어버렸는지 몰라. 그 자유를 주인에게서 허락 받고 얻으려고 해. 스스로는 절대 자유롭지 못해.<162쪽>

주위를 살펴보니 풀밭에 작은 웅덩이가 있었습니다. 웅덩이 가에 핀 풀이 빗방울에 맞아 흔들리며 여기야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빗물은 웅덩이로 흐르며 담겼습니다.<232쪽>

『웅덩이』
신우창 지음│인문서원 펴냄│280쪽│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