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심폐소생술』

2020-04-10     김승일 기자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스스로 자기 몸을/도축하는 아이들, 나는 아무도 사 가지 않으려는/ 싱싱한 고깃덩어리들의 추천서를 쓴다/그저 평범한 1등급부터 3등급의 고깃덩어리들이/아침저녁으로 꼼지락거리는/여기는 장수의 어느 축사.” (「장수 한우축제」 中)
전라북도 남원의 남원여고에서 국어 선생으로 살아가는 이근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세상의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었지만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학교 현장에서, 성적과 씨름하며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려는 마음을 담아 쓴 시들이 수록돼있다. ‘영혼을 도축당한 아이들’의 좌절과 불행을 직시하고 드러내는 시인이라는 평이다.   

■ 심폐소생술
이근영 지음│산지니 펴냄│128쪽│12,000원